
새만금은 전북의 재생에너지 중심지이자, 정부가 추진하는 피지컬AI 산업 생태계의 핵심 무대다. 수도권 전력 한계와 송전망 병목을 넘을 유일한 해법이 ‘산업의 이전’이라면, 새만금은 그 실험의 출발점이다. RE100 전력과 빠른 인허가, AI 인프라가 동시에 가능한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새만금은 전북에서 유일하게 ‘전력·부지·속도’ 세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지역이다. 데이터센터 경쟁의 본질은 땅값이 아니라 전력 확보력과 인허가 속도다. 새만금은 이 두 가지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첫째, 전력이다. 전북권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24년 기준 약 7GW 수준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새만금 일대에 집중돼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1.2GW)과 해상풍력(3GW 이상 예정)이 새만금 유역에 구축·추진 중이다. 새만금 산업용지 인근에는 풍력·태양광·연료전지 복합전원이 연결돼, RE100 기반 ‘자급형 전력 생태계’가 이미 작동 중이다. 수도권처럼 송전선 하나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남는 재생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낼 게 아니라, 전력을 쓰는 산업을 새만금 안으로 옮기면 된다.
둘째, 부지다. 새만금은 291㎢의 개발지 중 이미 조성된 산업용지가 20㎢ 이상이며, 추가 확장이 가능한 미개발 부지도 30㎢ 이상 확보돼 있다. 부지는 모두 국유지 중심으로 일괄 관리돼, 기업별 맞춤형 부지 제공이 용이하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 AI 컴퓨팅 클러스터, 모듈형 팹(반도체 후공정) 등을 ‘원스톱’ 형태로 집적할 수 있다. 또한 항만·공항·고속도로와 2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GPU·서버·냉각장비 물류도 유리하다. 해수열 냉각 인프라를 병행하면 PUE(전력효율지수) 1.2 이하도 가능하다.
셋째, 속도다. 새만금은 국가산단·경제자유구역·RE100 산업단지가 겹치는 ‘3중 지정지대’다. 인허가가 중앙정부-전북도-새만금청 공동 협의체에서 병렬 처리된다. 내년 상반기 제정 예정인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이 통과되면,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세제 감면·패스트트랙 허가가 동시에 적용된다. 수도권 대비 착공 기간을 최소 12~18개월 단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새만금은 피지컬AI 인프라와의 결합이 자연스럽다. 정동영 의원이 주도하는 ‘전북 피지컬AI 실증단지’는 전북대 이서캠퍼스 일대와 새만금 산업용지를 연계해 조성된다. GPU 1,000장 이상의 고성능 컴퓨팅센터, 실증 테스트베드, 자율주행·농기계·푸드테크 산업 클러스터가 단계적으로 구축 중이다. 정부도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통해 AI 예산 10조1,000억원, 피지컬AI 거점 확대를 선언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확보한 5만장의 GPU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북은 이 정책의 첫 번째 실증 후보지로 이미 거론되고 있다.
피지컬AI 기반의 산업은 단순 IT가 아닌 전력 다소비형 제조·로봇·데이터 융합산업이다. 따라서 RE100 기반 전력, 대규모 부지, 신속 인허가, 테스트 인프라가 한곳에 있는 새만금은 기업 유치의 최적지다. 실제 네이버클라우드, 현대차, SKT 등 주요 기업이 새만금 데이터센터 입지를 검토 중이며, 해외 AI 반도체·클라우드 기업들도 타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은 이제 ‘에너지를 생산하는 땅’에서 ‘에너지를 쓰는 산업이 모이는 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새만금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값싼 땅이 아니라, 빠른 전력과 완비된 인프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