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2시께 천주교 전주 전동성당 앞 횡단보도. /이상선 기자

[초고물가시대 공포 2. 기업 '원자재값·임금인상' 압박]

고물가로 경제 전반의 부담이 커지면서 도내 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과 함께 대내적으로는 임금 인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기사 6월 10일자 1면, 13일자 7면> 

더불어 전북은 열악한 재정상황과 인구감소 등이 겹치면서 코로나19 이후 고삐 풀린 물가의 늪에 빠져 허우적되는 모양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새 정부의 정책적 카드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전북도 입장에서도 새로운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경영주 입장에선 물가 안정을 위한 '완충재' 역할도 해야 해 그 어느 때보다 어깨의 짐이 무거워졌다.

전주모래내 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A씨는 "올해 들어 물가가 너무 오르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채소 값이 너무 비싸지다 보니 손님 구경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1만원어치가 지금은 2만원어치, 옛날에 5천원어치가 지금은 7~8천원어치다"며 "그정도로 비싸진 가격 때문에 손님들도 겁을 낼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재계 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각 부문에서의 경쟁적인 가격·임금 인상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야기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달라"는 주문 말곤 어떤 해답도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고작 일부 품목에 △할당관세 0% 적용, △부가가치세 면제 등의 세금 감면안을 내놨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밀가루·커피·돼지고기 등 14개 품목으로 제한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부가가치세 면제도 김치·두부 등에 국한돼 재계는 오히려 할당관세 등 세제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결국 기업들은 원가 부담은 조금 덜었지만, 결국 기업들은 고물가 속 대내외 악재에 사실상 '샌드위치'가 된 형국이다.

정부가 자제를 당부했지만 임금 인상에 대한 내부 압박도 거세지면서 최근 국내 굴지의 기업이 9% 임금인상률에 합의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사협의회가 9%로 협의했으나 노조는 여전히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용 부담과 마진, 가격정책, 임금정책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업들을 위해 부담 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1% 오르고, 생산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봤다.

올 1분기의 경우 소비자물가는 3.8% 상승했는데 환율의 상승 기여도는 0.7%로, 환율 영향이 없었다면 3.1%로 낮아진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8.8%로, 환율 상승 기여도는 2.0%였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기준 수입물가 급등으로 가파른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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