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경색된 남북 관계와 관련해 "끊임없이 선의를 전하고 노력해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며 대화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내간담회에서 "아무리 적대적인 국가 사이도 핫라인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 남북은 완전히 단절됐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도 없이 '적대적 두 국가', '철천지 원수'로 남북관계를 규정하며 대화와 접촉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며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윤석열 정부가 "안보라는 국익의 문제를 정략의 대상으로 삼아 망가뜨렸다"며 무인기와 대북방송 등에 대해 '바보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90세가 넘은 비전향 장기수들이 고향으로 가고 싶어해 북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노력에도 "북한이 반응조차 없다"면서 "그럼에도 인내심을 갖고 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등을 겨냥하며 "흡수통일 같은 얘기를 왜 하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충격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정치인들이 책임도 못질 얘기를 쓸데없이 하면서 갈등만 격해지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흡수통일을 할 생각이 없다. 먼저 대화하고 평화공존을 이루고 그 다음에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로 이뤄진 'END' 평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검토에 대해서는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부분"이라며 "선제적으로 우리가 훈련 규모 축소나 연기를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길게 보면 대한민국의 방위는 대한민국 스스로 책임지고, 또 가급적 군사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체제를 확고하게 구축되면 훈련을 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 튀르키예를 방문한 7박10일간의 다자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순방을 통해 방산·원자력·AI 등 구체적인 경제 협력을 비롯해 대중동 구상인 'SHINE'(샤인·빛)' 이니셔티브를 내놨다. 명명된 대중동구상을 내놓고, 글로벌 사우스로 외교지평을 확대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6개월 간 한미정상회담과 유엔총회, 아세안 정상회의, 경주 APEC 정상회의, 이번 G20 정상회의까지 숨가쁜 정상외교를 일정을 보내며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공백상태였던 정상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외교의 근본은 국익중심 실용외교"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며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저력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