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담았다.
조각가 문민 개인전 ‘나를 비롯한 그대들:무명인의 부산물 part.2’가 20일부터 3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열린다.
장기간 지속해 온 ‘나를 비롯한 그대들’ 시리즈를 통해, 현대인의 형상과 감정, 사회적 관계를 조형적 기록해왔다. 단순화된 사각 형태의 인체는 문명사회가 구축한 규범적 틀을 상징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인의 내면적 풍경과 익명성을 조각과 설치, 평면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한다.
전시는 이전 전시 ‘인간 기술서’(2020)에서 다루었던 기록 가능한 인간의 구조에서 벗어나, ‘기록되지 않는’ 존재들, 즉 무명인의 시간과 감정의 잔여물을 비춘다.

수건은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몸을 감싸는 존재이자, 시간이 흐르며 우리의 체온과 감정을 흡수하는 매개체다. 작가는 이 사소한 직물 위에 남은 물감의 번짐, 주름, 얼룩, 통제되지 않는 이미지의 발생을 통해 익명 존재의 흔적이 조형으로 출연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은 디지털 시대의 표상처럼 익명화된 삶 속에서 삭제되거나 기록되지 않는 존재들의 부산물을 통해 동시대인의 감정, 욕망, 흔적의 층위를 탐구한 결과다,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조형적 실험을 통해 무명인의 존재가 어떻게 남겨지고, 어떻게 다시 감각될 수 있는지 묻는 시도”라며 “작품들은 ‘무명인의 삶과 욕망이 남긴 부산물’을 조형 언어로 변환하며,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과 감정의 편린을 드러낸다”라고 전했다.
박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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