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왕의 귀환’을 선언했다. 전북현대모터스FC가 홈 팬들의 함성 속에 대관식을 치르며 ‘라 데시마(La Decima·10번째 우승)’를 완성했다.

전북현대는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3-1로 꺾었다.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이날 승리로 승점 75점(22승 9무 5패)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찼다. 2만3,160명의 관중이 입장해 최고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북은 올 시즌 누적 관중 34만6,763명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홈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오는 30일 FC서울과의 홈경기까지 남아 있어 이 기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북은 이날도 ‘우승 경기 무패’라는 전통을 이어갔다. 그동안 9번의 우승 기념 경기에서 8승 1무를 기록했던 전북은 이번에도 승리로 대관식을 장식했다. 

경기 초반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후반 11분 송민규가 균형을 깼다. 그는 빠른 침투 후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셀카 세리머니’를 펼치며 전주성을 들썩이게 했다.

저눅의 리드는 15분 만에 깨졌다. 후반 26분, 송민규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대전의 에르난데스가 키커로 나서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 1-1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북의 마지막 집중력이 빛을 냈다. 후반 45분, 이동준이 최우진의 왼쪽 크로스를 헤더로 꽂아 넣으며 전주성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가 복귀 신고포였다.

전북은 추가시간 쐐기를 박았다. 대전 김봉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이승우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는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코너 깃발을 들고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다. 

전북의 대관식은 한국프로축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됐다.

경기 전부터 팬들은 함성과 응원가로 분위기를 달궜다. 선수단 입장 시 K리그1 최초의 10회 우승을 상징하는 ‘라 데시마’ 엠블럼 배너가 센터서클에 펼쳐졌다. 하프타임에는 팬들이 준비한 카드섹션이 전개됐다. 노란별과 함께 ‘왕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전광판을 수놓았고, 장내는 함성으로 진동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10위로 추락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등 구단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냈지만, 거스 포옛 감독이 새로 부임한 이후 ‘전통의 명가’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올 시즌 리그 최다 득점(62골)과 최소 실점(31실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며 완벽한 시즌을 완성했다.

경기 종료 후 전북 선수단은 팬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초록빛 폭죽이 터졌다. 송민규, 이승우, 이동준은 차례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기쁨을 나눴다.

거스 포옛 감독은 “지난 시즌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선수들과 팬들이 끝까지 함께했다. 우승은 모두의 것이다”라며 “전북은 다시 왕의 자리에 올랐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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