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희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전주 출신인 전 청장은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중앙부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과 정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취임과 동시에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만나는 현장 행정을 펼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에 본보는 전북 지역의 창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중심으로, 전세희 청장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고향에서의 청장 생활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고향인 전북에서 첫 기관장을 맡게 돼 설렘과 동시에 책임감 또한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정책을 기획하던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지역 정책집행 현장을 총괄하는 지방청장으로서 그 책무를 수행한다고 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여러분과 가까이할 기회가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지역민을 만나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북을 위해 제가 가장 잘하고 또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생업 현장을 찾아가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열심히 듣고,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의 역할과 올해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도내 창업과 국내외 판로, 기술개발, 인력 등 중소기업 지원과, 전통시장과 상점가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지역 컨트롤타워 역할, 유관기관들과 협업,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현장에서 잘 작동하도록 '현장과 정책'의 소통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탄소소재기업과 함께 '전북형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은 대기업·중견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상호 협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전북지역은 생산인구 고령화, 청년 구직자들의 타지역 유출로 인해 기업과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칭'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전북도교육청과 협업해 '전북 직업계고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취업박람회에서는 우리지역 좋은 일자리와 우수인력(직업계고 학생) 및 청년의 일자리를 매칭하기 위해, 오는 9월 9일 우석대학교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참여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전북지역 수출현황과 어떤 방법으로 지원하나요?
올해 4월말 누계로 전북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5억3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5억3100만 달러보다 100만달러인 0.2% 감소했지만 전국 전체 중소기업 수출이 0.7% 감소한 것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말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전쟁과 고환율 및 미국의 상호관세 등으로 어려운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수출바우처, 물류바우처, 수출 컨소시엄, 해외규격인증획득 등 수출지원사업을 통해 수출기업의 수출확대를 돕고 있습니다. 전북도 등 지역내 수출유관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전북지역 중소기업 수출지원협의회를 운영하고, 기업의 애로사항과 현안을 수시로 공유하는 등 전북지역의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에서 메가어스 엑스포라는 해외전시회가 개최됩니다. 메가어스 엑스포는 2022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4회 연속 전북 중소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개최되는데요. 전북중기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지원 유관기관, 호치민시와 협업해 구매상담회, 양국간 창업기업 네트워킹 및 투자 IR 등을 지원하는 종합적인 해외전시회입니다. 올해는 작년과 유사하게 현지 기준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간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 정말 힘들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지원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정부는 총 4조 2,7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쇼핑몰 입점, 콘텐츠 제작 같은 온라인 판로 지원과 무인결제기, 서빙로봇 같은 스마트기기 도입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업부터 성장까지 단계별 지원은 물론, 폐업 소상공인을 위한 재기지원, 백년소상공인 발굴도 함께 추진 중입니다.
전 통시장을 활기 있게 만들기 위해 마케팅이나 상인 교육 같은 사업 지원은 물론, 시장 매니저와 같은 전문인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시장은 오래된 전기선이나 가스시설 때문에 화재 위험이 높기 때문에, 노후 전선 정비나 화재 알림시설 설치 등 안전관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문화 자원과 연결해서 특색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문화관광형시장' 조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있다면?
골목상권도 정말 중요한 생활 기반인데요. 우선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골목형상점가는 2000㎡ 안에 상점가가 15개 이상 있으면 지정이 가능합니다. 지정 후에는 온누리상품권 사용도 가능하고,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도 진행 중입니다.
또 하나는 '로컬크리에이터'입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카페나 공방 같은 가게를 여는 분들입니다.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지원의 좋은 예로 군산에 있는 상권관리회사인 ㈜지방이 있습니다. 지난2017년부터 군산 영화타운 마을재생을 위해 지역관리회사를 설립하고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이 협업 지원하여 침체된 영화동 상권을 레트로 감성의 글로컬 타운으로 만들고 관광객이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전주의 웨리단길, 객리단길, 영화의 거리 같은 원도심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있는데요, 1938년에 지어진 원도심 최초 시계방을 개조해서 전주에 없던 새로운 체험형 공간으로 만든 '미스테리대저택'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끝으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북중기청은 단순한 정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군을 돌며 권역별 간담회, 찾아가는 정책설명회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즉시 해결하기 위한 찾아가는 애로해소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시 뛰는 골목상권, 살아나는 전통시장, 성장하는 소상공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땀 흘리고 계신 중소기업·소상공인 여러분, 늘 응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