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제치고 2036 하계올림픽 국내후보도시로 선정된 전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다른 국가들과 치열한 본선 경쟁을 치르게 된다. 

전북이 올림픽 국내후보도시로 선정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기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 최전방에 섰던 정강선 전북특별자치도체육 회장은 이변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함께 올림픽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었던 정강선 도 체육회장을 만나 그간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2036 하계올림픽 국내후보도시로 선정됐습니다. 감회가 깊으실텐데.

우리 전북이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전북이 원팀’이 됐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쟁쟁한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2036 하계올림픽이 전북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전북 유치를 위해 엄청난 일정을 소화했다고 들었습니다.

간절함과 절박함 속 정말 죽기 살기로 준비했고, 모든 열정을 쏟았습니다. 국내후보도시 선정은 대한체육회 대의원(올림픽 종목단체)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대의원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서울, 경기, 강원, 광주, 경북 등 대의원들과 약속을 잡고, 만나주신다고 하면 전국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전화로는 올림픽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부족하기에 직접 만나고 또 만났습니다.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행복합니다.

 

▲유치 선언 이후 활동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전북은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함에도 도전도 해보지 않고 ‘전북이 서울을 이기겠어? 무모한 도전이다’하는 등 냉소와 패배의식, 비판적 시선과 여론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어려웠던 것보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더욱 열심히 해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도 컸던 거 같습니다. 

전북 체육인들은 올림픽 유치를 공식 선언한 후 가장 먼저 ‘2036 올림픽 유치 기원 체육인 한마음대회’를 열고 범도민적 공감대 형성 확대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당시 저는 ‘전북이 된다, 안된다’라는 논쟁을 접어두고 정치는 정치대로, 체육은 체육대로, 행정은 행정대로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습니다. 이제 전북도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유치 전략 가운데 비수도권 연대와 K-컬처가 눈에 띕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변화된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기준을 맞춰 철저히 준비한 결과물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속가능성과 비용 효율성, 사회적 영향을 핵심 가치로 기존 시설 활용과 분산개최 및 지역 연대, 지속가능성과 환경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IOC 기준에 충족하면서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각종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대시키자며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했습니다. 

지방소멸위기 현실에서 전북을 중심으로 하는 비수도권이 연대한다면 저비용 고효율은 물론이고 국가균형발전의 첫 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림픽은 경기 이외에도 개최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체험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개최도시 관점에서 보면 개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에 발신하는 주요 자산인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북은 K-문화의 수도입니다. 이번 올림픽 문화프로그램의 컨셉 또한 ‘전북에서 한국을 온전히 느끼다’입니다. 전북이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면 세계문화유산과 K-문화, 한류문화의 원형인 전통문화와 생활유산 등에 깃든 한국인의 삶을 온전히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국내를 넘어 국가간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네 맞습니다. 올림픽 유치를 위한 대장정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현재 2036 올림픽 개최를 위해 움직이고 있거나 거론되는 국가를 보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칠레, 헝가리 등입니다. 

모두 쟁쟁한 국가들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인도는 현재 전방위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초 올림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집트 역시 아프리카 최초 올림픽 명분을, 튀르키예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강점을 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한체육회, 전북도 등과 긴밀히 상의해 철저한 계획과 분석을 통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올림픽을 최종 유치하기위해서는 치열한 본선 경쟁이 남았지만, 이번 국내후보도시 선정으로 조금이나마 도민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선사할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올림픽 유치 과정 속 전북은 하나가 됐고 똘똘 뭉쳐 무모한 도전이 아닌 위대한 도전을 이뤄냈습니다.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있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올림픽 개최를 위한 대장정을 함께 해주시기를 바라며 스포츠를 통해 전북, 더나아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김장천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