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에서 유일하게 ‘협약형 특성화고 ’에 이름을 올린 학교가 있다 . 바로 임실군에 위치해 있는 ‘한국치즈과학고등학교 ’다. 학교 기업을 운영하는 학교인 만큼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학교 기업 등을 통해 실제 상품화하기도 하며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기르는 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식품 가공분야에 있어서는 전국에서도 손꼽힌다고 자부할 만큼 학교 구성원들의 자부심이나 열정도 남다르다 .

▲협약형 특성화고로 업그레이드
협약형 특성화고는 지역과 국가에 필요한 특수 산업이나 지역 기반 산업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부 공모 사업이다.
지역 사회 기반이 되는 산업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교육 ·취업시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다. 올해 전국에서 10곳이 선정됐으며, 호남권에서는 한국치즈과학고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치즈과학고는 치즈 분야와 미생물·바이오 분야 등을 기반으로, ‘임실과 함께 움트는 치즈명장, 세계로 꽃피울 지역인재’를 목표로 대한민국 넘버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치즈 개발 분야뿐만 아니라 익산지역 클러스터 조성으로 추후 전북지역 내에서 중요한 산업 분야로 주목될 바이오 관련 인재 육성까지 발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육성 계획에는 △치즈개발·제조 캡스톤 디자인 △마을과 함께하는 리빙랩모델 △교육-취업-후학습-정주의 선순환을 위한 산학공동교육 △학교+기업 유제품 공동개발 프로젝트 진행 등이다.
R&D 지원인재, 상하농원·친한 F&B 등 연계 핵심기능인재, 스타트업 인재, 협약대학 진학(계약학과)을 비롯해 지역 기업들과의 연계를 토대로 한 다양한 진로 및 성장경로를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학생들이 임실군 , 나아가 전북지역에서 치즈 등 유제품 ·미생물 및 바이오 관련 전문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
학교 관계자는 “협약형 특성화고선정을 토대로 학생 맞춤형 교육, 진로 로드맵 설계가 구체화되다 보면 학교 내 중도탈락자나 진로 미결정자도 줄어들면서 보다 탄탄한 인재 양성 산실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도내 기업과 클러스터단지 등에서도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학교 맞춤형’ 취업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진로 설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학교 저력 ‘도전하는 학생’에서 나온다
한국치즈과학고는 도내 3곳뿐인 ‘학교 기업(꿈트는 치즈 N 스쿨 )’ 운영 학교다. 학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치즈를 생산하는 업체다. 연간 많은 양은 아니지만 요거트나 할루미 치즈, 스트링치즈 등을 생산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선호 받고 있다. 교사들이 상주하며 기업을 운영하는 한편 , 학생 봉사활동이나 실제 기업 활동을 실습해보는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
특히 주목할 점은 학생들이 기업 연계 창업 동아리 등을 통해 직접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신제품 ‘할루미 치즈’ 3종을 개발하고 상품화 한 데 이어 올해는 그릭요거트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
다른 동아리들 활동 역시 활발한 편이다. 교사들의 조언을 구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학생들이 주도해서 활동을 전개해나간다는 것이 학교 설명이다. 임실에 사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통해 관계가 개선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단순 학교 교과에서 뿐만 아니라 이처럼 활성화 된 학생 자치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학생들이 각종 대회나 대외 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편인데 , 이처럼 ‘도전할 줄 아는 학생’을 기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생 자치 영향이 컸다.
실제 학생들이 각종 제과 ·제빵 활동에 매진해 만들어 낸 각종 디저트들은 공모를 통과해 임실 한 카페에서 판매하게 됐을 정도다.
이외에도 청소년 창업경진대회 , 전국 영농학생축제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며 활발한 실적도 내고 있다.

▲지역과 연계도 활발...다음 세대 치즈 명장 기른다
임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산업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보니 지역 축제 등 지역 내 각종 행사와의 연계도 활발하다. 임실 치즈 축제를 비롯한 행사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부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지자체와 지역 대학들, 또 각종 지역 업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치즈과학고 협약 컨소시엄도 탄탄히 구축된 만큼 협약형 특성화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되면 지역 기업들과 보다 긴밀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이를 통해 지역과의 연계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학교는 전망했다.
‘협약형 특성화고 1기’ 학생들 입학을 앞두고 학교에서는 현재 각종 시설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치즈를 만들어보거나 바이오 관련 실습이 이뤄지는 각종 실습실 증축 및 리모델링, 신규 기자재 구입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학교 기숙사 증축 , 강당 내 프로젝터 설치 , 방송 기자재 교체 등 학생 편의를 위한 각종 시설 정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큰 틀에서 교육 과정 커리큘럼 역시 기존에서 대폭 변경될 예정인 만큼 앞으로 어떤 ‘지역 인재 ’를 양성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김윤하 교장 미니 인터뷰
김윤하 교장은 협약형 특성화고 운영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전국에서 유제품을 주력분야로 하고 있는 학교는 우리 학교 뿐”이라며 “앞으로는 바이오 분야 교육과정도 체계적으로 마련해 학생들이 ‘바이오식품 산업’, ‘치즈 코디네이터’ 분야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선택지를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비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학령인구 감소의 파고는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 이에 맞서기 위해 치즈 산업을 중심으로 치즈를 활용한 조리 분야 , 관광산업과의 연계 , 치즈를 토대로 한 미생물 연구분야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을 구상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관련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최고로 우뚝 설 수 있게 노력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약형 특성화고’ 참여 학생들에게는 취업에 대해서도 좀 더 교육하겠지만, 학생들이 전북지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학교생활을 해보며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제시하고 도내 정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