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언론인

김관영 전북지사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완주 통합추진을 공식화했다. 김관영 지사는 통합은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하고 전주·완주 통합으로 경쟁력 있는 자족도시, 효율적인 행정서비스, 자랑스러운 전주·완주 역사의 계승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영 지사의 기자회견, 지방시대위원회·행정안전부 등의 입장을 고려할 때 완주군민이 걱정하는 일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주·완주 통합을 위한 상생협력사업을 구체화하고, 지방자치 관련법도 개정해야 할 것 같다.

  완주 군민이 통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혐오시설, 세금, 재정 빚 등 3대 폭탄설이다. 혐오시설의 경우 원칙적으로 전주·완주 통합당사자끼리 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의 완주지역 입주를 금지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완주지역 쓰레기매립은 전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화장장은 전주와 완주 두 지역이 똑같이 대우를 받는다. 세금은 거의 변화가 없으며, 재정 자립도는 전주시가 21.73%로 17.67%인 완주군보다 더 높다. 3대 폭탄설은 허위로 드러났다. 완주지역 주민이 농촌지역으로서 받는 교육·복지·농업상 혜택에 대해서도 전북도는 일정 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완주지역이 변두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통합논의 과정에서 읍면별 개발계획을 세우는 등 특별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전주시가 전주·완주통합에 대한 완주지역 주민의 여론을 조사한 결과 주민 대부분이 최고의 상생협력은 통합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2년 동안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은 11차례에 걸쳐 26개 상생협력사업에 대해 합의했다. 수소경제 중심도시 협력사업을 비롯해 전북혁신도시 금융기관 공동유치, 전주·완주 지역사랑상품권 상호유통추진, 만경강 완주·전주 상생투어, 그리고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사업 등이 주요사업이다. 에코시티-삼봉지구 도로확장과 전북혁신도시 진입도로 국도승격, 수소버스 보급 확대, 전주·완주 시티투어버스 공동운영도 상생협력 사업이다.  

  돌이켜보면 2013년 통합 추진 당시 3개 행정기관들이 합의한 10대 완주·전주 상생발전사업들도 지금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다시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 10대 사업을 살펴보면, 통합시청사 완주군 배치, 종합스포츠타운 공동건설, 2년간 300억원의 농업발전기금 확보, 농업농촌 투자재원 확보, 농수산물도매시장 완주이전, 완주군에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 주택 아파트단지 조성, 전북도의 공공기관 완주 이전, 택시사업구역 통합 등이다. 완주군은 2013년 기획행정, 농업개발, 지역개발, 산업경제, 그리고 복지환경 등 5개 분야 85개 세부사업을 추진할 것도 요구한 바 있다.  

  김관영 지사는 전주·완주 통합시를 일자리와 인구가 선순환하는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한 입법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방자치법」 상 특례시 기준을 인구 100만명 이상에서 50만명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주·완주통합시가 특례시로 지정되면 광역시급 자치권한과 재량권을 부여받고, 행정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주민에게 질 높은 복지 행정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서 도지사 권한을 특례시에 과감하게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합이 확정되면 통합 청주시, 창원시 정부지원 기준을 적용해, 6천억 원 정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 김관영 지사가 지방시대위원회에 전주·완주통합건의서를 제출할 때 우동기 위원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이며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시대정신이자 실천 과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익산을  찾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완주·전주 통합은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 상황과 수도권 집중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행정 체제 개편 방향과 부합하여 통합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전주·완주통합의 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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