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과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사시사철 모습을 달리하는 산과 들녘, 언제 가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맞아주는 바다와 강,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역사적, 문화적 공간들까지.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 관광지들은 많은 사람의 발길을 이끈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움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유아 동반가족 등의 관광약자에게는 볼거리, 즐길거리 앞에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넘기 힘든 문턱이 있다. 관광지마다 있는 물리적, 사회적, 심리적 장벽이다. 이 높고 낮은 문턱은 관광약자들의 관광활동 제약요인이 되고는 한다.

이에, 최근 들어 누구에게나 문턱 없는 관광지를 만들고 관광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기본권이란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로써 관광할 권리를 의미한다. 2019년 제9회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총회 본회의에서는 관광할 권리는 인간존엄과 가치에 기초한 기본적 권리이며, 모든 개인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임을 선언하는 부산선언문이 채택되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관광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제3(시민의 관광기본권)모든 시민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관광활동에 참여하고, 관광을 향유할 권리(이하 관광기본권이라 한다)를 가진다고 명시하였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관광활동 증진을 촉구하고 있으며, 관광을 개인의 자아실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간의 기본욕구로 인식을 전환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고령자, ·유아 동반가족, 임산부 등 이동 취약계층의 이동불편 해소 및 동등한 관광 활동 여건 조성을 통해 전 국민의 관광향유권 보장을 목적으로 2015년부터 열린관광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열린관광지란 비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노인, 임산부, ·유아 동반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및 관광활동의 물리적, 정보적, 심리적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를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열린관광지 조성 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132개의 열린관광지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관광지는 보행로, 경사로, 이용·편의시설 등의 개·보수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개발 등이 지원된다. 최근에는 캠핑과 등산, 천체 관측 등 다양한 체험형 관광지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전라북도는 2016년 고창 선운산도립공원을 시작으로 2023년 임실 사선대 관광지와 오수의견 관광지까지 총 34개의 열린관광지가 선정되었다. 최근 발표된 ‘2024년 열린관광지중 전라북도는 전주(전주수목원, 팔복예술공장, 전주 한벽문화관)와 고창(동호해수욕장, 복분자 유원지)이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베리어프리*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을 거쳐 관광지별 특성에 맞는 세부 개선계획 확정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설 개·보수 및 관광취약계층 유형별 관광콘텐츠를 확충할 계획이다.

*베리어프리 :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모든 시설이용자가 각종 시설물을 더욱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편의시설의 설치·관리여부를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

 

오늘 소개할 <전주시간여행카페 카페 노을>2024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고창의 동호해수욕장 앞에 위치해 있다. 좀 더 활기찬 동호해수욕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님의 이야기에 동호해수욕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이 더해져 동호해수욕장이 열린관광지로 선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다를 바라보며 함께 해온 추억이 있어 자연스럽게 카페를 열게 되었다는 이곳은 100년 이상 된 소나무 방풍림이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고, 365일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아담하고 예쁜 카페는 눈으로 봐도 예쁘지만,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았을 때 더 예쁘다. 최상품의 대추로 본연의 맛을 살려 진하게 만드는 대추차는 2019년 카페를 오픈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대추차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스무디 망고빙수, 팥빙수를 추천한다. 카페 노을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스무디 망고빙수와 팥빙수는 이곳의 꾸준한 인기메뉴이다. 정성은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곳에 오면 대접받고 가는 것 같다는 단골손님은 이곳의 매력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쉬워 매번 지인들을 모시고 온다.

 

시골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와는 다르게 어둠이 일찍 내려앉는다. 불빛 하나 없는 좁은 시골길을 마주하면 누구든 당황하게 된다. 카페 노을은 길을 잃은 여행객들에게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환한 불빛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고창 여행 중 어둠을 만났다면 카페 노을을 찾아 가보자. 여행 중 어려움이나 쉼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찾아달라는 사장님은 고창지역관광협의회 활동도 하고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고창의 살아있는 찐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카페 노을에 들린다면 동호해수욕장 내 소나무 중 뿌리가 연결된 귀한 연리근 나무를 꼭 보자. 바다의 물길을 따라 단단한 갯벌을 걸어보며 자연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서 있는 그곳이 바로 관광지라 할 만큼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고창은 누구에게나 문턱 없는 여행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동호해수욕장과 카페 노을. 모두를 위한 관광 실현의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류인평 (전주대학교 교수 / 사단법인 지역관광문화발전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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