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주형 공동체 사업인 ‘온두레공동체’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이웃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동체 사업에 도전해보는 첫 번째 단계인 ‘디딤’, 디딤 단계를 마친 우수 공동체로 도약하는 두 번째 단계인 ‘이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음 단계를 끝내고 우수 공동체가 결실을 맺는 단계인 ‘희망’이다.
2020년에 선정된 60여개의 온두레공동체는 지역 곳곳에서 다양하고 왕성한 활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희망단계에서 활동하는 5개 공동체는 앞으로 온두레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올바른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건강한 이야기
지난 2017년 디딤단계로 선정된 ‘건강한 이야기’(대표 고아라)는 △알레르기·아토피 아이들을 위한 영양교육 캠페인 △지역아동센터 대상 건강한 요리수업 진행 △제철 농산물 교육 △다문화가정 식생활교육 △편식 개선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밥상머리교육 뿐만 아니라 매달 ‘건강한이야기’의 대표 건강간식인 쌀빵과 토종밀쿠키를 만들어 필요한 곳에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인 지난 4월에는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들에 쿠키 600봉지룰, 5월엔 ‘엄마의 밥상’에서 도시락을 전달 받는 아동·청소년들에게 300봉지를 각각 전달하며 훈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명의 엄마들이 모인 이 공동체는 바른 재료, 바른 먹거리를 통해 건강한 음식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디딤단계에 이어 작년 이음단계를 거치면서 공동체의 활동 및 회원 역량도 성장하게 되었다.
회원들 모두 식생활 지도사, 힐링푸드 상담사 등 다양한 요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요리 강사들을 양성하여 인력을 증원하고 있다. 나아가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지속적인 공동체 활동을 기반으로 사회적 경제조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꽃두렁마을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는 대표적인 공동체는 중화산동의 ‘꽃두렁마을’(대표:전덕일) 공동체이다.
꽃두렁마을이 화산천변로 길거리에 60여개의 화분을 설치하고 계절별 꽃을 심어 꽃길을 만들면서 좀 더 화사한 지역으로 변화시켰다. 택지 개발로 형성된 이곳의 삭막함을 꽃들이 넘실대는 훈훈한 곳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꽃거리 조성 사업은 인근 가게와 주택들과 합심해 담당 화분을 지정, 주민들과 함께 관리하는 방식의 ‘주민주도형’으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원도시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근영경로당에 어르신들과 공동체 회원들, 주민센터 직원 등 20명이 참여해 대추나무와 석류나무, 앵두나무 등으로 꾸며진 ‘쌈지 정원’도 조성했다.
지난 2017년 디딤단계로 시작한 꽃두렁마을 공동체는 올해 유휴공간인 중화산2동 주민센터 옥상에 공유텃밭인 ‘하늘농장’을 운영해 텃밭 체험을 진행하고, 수확한 채소를 취약계층과 나누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모의 꿈
‘네모의 꿈’(대표 신영복)은 2017년에 평화주공1단지 입주민으로 구성된 아파트 공동체로 출발해 전주시민들의 ‘평화주공1단지’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위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아파트 만들기를 위한 활동을 펼쳤다.
‘네모의 꿈’은 평화주공1단지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평화1동 전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혀 201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온두레공동체 사업(디딤)에 뛰어들었다. 평화동 저소득층 주공아파트라는 부정적 이미지 탈피를 위해 △평화1동 내 공원 청소 △학산 쓰레기 줍기 △꽃나무 심기 △쓰레기 무단 투기공간 화단조성 활동 등 마을정화에 힘써왔다.
또한 따뜻한 지역사회를 위해 △초등·중학생 장학금 지원 △명절음식 나눔 △크리스마스 선물 후원 등 꾸준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평화사회복지관 공간을 활용해 월 1회 작은영화관을 운영해 평화1동의 문화활동 활성화를 꾀했다.
‘네모의 꿈’은 그간 꾸준히 진행했던 다양한 사업과 경험을 토대로 초창기에 10명 안팎이던 회원 수가 현재는 24명으로 늘어났으며, 2021년부터는 지역사회의 자원 연계·개발을 통해 마을기업·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두고 스스로 나아갈 예정이다.

▲사랑방교육문화복지공동체
‘사랑방교육문화복지공동체’(대표 이국행)는 전주 서곡마을에서 10년 넘게 아이 돌봄 사업을 하고 있는 베테랑 공동체다. 지난 2018년부터는 마을의 교육에 관심 있는 가족들이 뜻을 모아 온두레공동체 사업에 3년째 참여 중이다.
이 공동체의 특별한 점은, 12년 전 돌봄을 받았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현재 돌봄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랐듯 서곡마을의 20~30명의 아이들을 정성스레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마을 어린이들의 방과후 돌봄 사업을 통해 맞벌이 가정 어린이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매주 평일 주간 수학수업, 과학실습, 미술체험 등 초등학생 돌봄교실 운영과 함께 야간 책놀이 수업으로 교육 격차를 해소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업싸이클링
‘업싸이클링’(대표 김현옥)은 버려지는 폐품을 활용한 새활용품 제작을 통해 환경에 대한 건전한 시민의식을 형성을 목적으로 활동중이다. 업싸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와 리싸이클링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에 가치를 높여서 상품화 한다는 의미이다.
지난 2018년에 가정주부로 구성된 회원들이 아이들 놀이터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업싸이클링’ 공동체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중화산동 거리 청소, 쓰레기 불법투기 지역 환경정화활동,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페트병을 이용한 화분 만들기를 통해 지역의 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작년 이음단계 때는 환경개선 사업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화분을 활용한 재판매로 수익을 창출했고, 문화센터·초등학교·지역아동센터에서 폐품 활용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쓰레기 불법 투기지역 4곳을 초록정원으로 꾸며 더욱 아름다운 중화산동을 만들었다. 이렇게 한걸음씩 성장한 ‘업싸이클링’은 앞으로도 한평정원·한평텃밭·화분렌탈 사업 등 사업 확장을 통한 수익 창출 및 지속적인 환경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희망단계 공동체들은 디딤·이음단계를 거치면서 뚜렷해진 공동체성과 탄탄해진 회원들의 능력·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체 회원들만의 단순한 모임이 아닌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지역사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건강한 지역상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신계숙 시 사회연대지원단장은 “온두레공동체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희망공동체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온두레공동체들이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고, 지역의 모범이 되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장천기자·kjch88@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