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꽂힌 소녀, 농촌 여장부로 ‘우뚝’

‘농촌융복합사업가’ 안다섬씨 중학생때부터 화훼·조경 관심 한국농수산대 졸업 직후 대출 받아 농지 구입 영농·가공업 스스로 개척 황성조 기자l승인2020.09.22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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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꽂힌 소녀

군산에서 태어난 안다섬씨(26)는 그냥 일찍부터 농업에 꽂혔다. 중학생 시절부터 화훼와 조경에 관심이 많았고, 책 '상록수'를 읽으면서 더욱 관심이 증가했다. 때문에 고등학교도 조경설계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안동시 한국생명과학고로 진학했다. 본인도 "그냥 조경에 관심이 많았을 뿐,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회상한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화훼와 특용작물을 전공했으며, 2015년 봄 졸업하자마자 장수군에서 농사일을 시작했다.
 
다섬씨 부모님은 모두 직장인이다. 그런데도 장수군으로 일찍 귀촌했고, 현재는 군산시로 출퇴근한다. 이 때문에 다섬씨가 부모님의 도움으로 농사를 시작했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다섬씨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출을 받아 농지를 구입했고, 농사와 가공업을 스스로 개척했다. 심지어 부모님이 주말에 농사일을 도와주고 다섬씨에게 일당을 받아갈 정도로 부모자식간 계산이 정확하다. 현재 한국농수산대학교 3학년인 남동생 역시 다섬씨에게 급여를 받는 비정규 직원이다.

◆사과와 오미자

다섬씨는 사과와 오미자를 기른다. 두 작목 모두 장수군 레드푸드 품목에 있는 특산품이다. 오미자를 수확해 오미자청을 만들고, 사과를 수확해 사과천연발효식초를 만든다. 다섬씨는 2016년 장수군농업기술센터에서 함께 교육받던 교육생 중 발효효소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5명을 설득해 사과발효식초를 만드는 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다섬씨의 오미자청에는 청설탕이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죽염을 첨가해 단맛을 증가시킨다. 특히, 식초의 경우는 자연발효 전과정을 따른다.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가공하겠다는 다섬씨는 누룩 없이 농산물 원물에 끓인 설탕을 섞어 항아리에서 당발효를 시킨다. 이후 알콜발효와 초산발효, 숙성발효 등 10개월의 시간이 흘러야 사과발효식초가 완성된다. 화학식초를 첨가하면 2주만에 가능한 길을 애써 돌아가는 것은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겠다는 초심을 지키자는 것이다.
제품의 질이 인정받으면서 다섬씨의 오미자청과 사과발효식초는 전량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으며, 2019년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가공공장 100㎡를 완성하고 온라인 판패 계약을 완료하면서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상황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추석에 다섬씨는 500박스의 오미자청을 판매했으나, 올해 초 코로나가 시작되는 설 명절에는 50박스의 판매에 그쳤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가 지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건강을 중요시하며 비대면 주문이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을 운에만 맡길 수는 없다. 다섬씨는 체험교육장도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유치원생 등을 대상으로 하우스허브와 오미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애로사항

일찍부터 농사 기술을 익혔던 다섬씨는 영농에서 그리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상황은 항상 닥치기 마련이다. 올해 장기간 장마에 과수원으로 통하는 길이 산사태로 무너져 길이 막혔다. 또한 과수원 주변에서 함께 짓는 블루베리, 고추농사가 실패했다. 사실 2015년에는 자신감만으로 농사를 시작했다가 쓴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오미자를 책에서 나온 내용으로만 관리하고 방치했는데, 흰가루병이 옮아 70% 이상 농사를 망친 것이다. 다섬씨는 "다행히 빨리 망한 경험 때문에 농사에 임하는 자세를 빨리 고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긍정적 사고로 활동한 덕에 조합원들도 어린 다섬씨를 적극 지지해주고 있다. 이밖에 다섬씨는 4H 등 각종 농업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다섬씨는 충분히 준비하고 공부한 사람은 농사에서 실패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다섬씨는 농업 공부만 7년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우고 있는데도 잦은 실패를 경험한다고 한다. 때문에 '할 것 없으면 농사나 짓지"하는 자세로는 실패 확률이 높아질 것임을 경고했다. 다섬씨가 실제 토론회 등에 참가해 보면, 귀농 예정자들이 언덕위의 푸른집을 꿈꿀 뿐 영농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무한게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농업은 더 이상 통하는 시대도 아니며, 농산물 재배와 경영 등을 충분히 습득 후 도전해야만 성공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게 다섬씨의 조언이다. 다섬씨는 "농촌 초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가 늘어야 농촌소멸을 막을 수 있는데, 아직 농촌의 매력이 충분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청년농업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가치 있는 일에 나서길 바란다. 찾아보면 농촌에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각종 공모전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도 있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 종류도 많다. 내가 찾은 가치들도 전해주고 싶다."고 발혔다. 다섬씨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농촌교육을 맡고 있는데, 학생들이 농촌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인식 변화를 이끌 생각이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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