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발에 따른 도시의 외연적 성장은 도시 공간 안에서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과 주민 간 소통의 부재 등이 대표적이다.
전주시는 이러한 문제해결의 답을 ‘마을공동체’에서 찾아가고 있다. 낙후되어 가는 원도심 마을을 중심으로 서로에게 닫혀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주민 스스로 삶의 터전인 마을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갈등의 간격을 좁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전주시는 2015년부터 마을계획수립과 실행에 앞장서고 있다.
우선, 소규모 재생사업이 눈에 띈다. 을씨년스럽거나, 삭막한 원도심 골목의 담벼락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꽃을 심어 활기참과 따뜻함을 불어 넣고 있다. 

▲주민간 연대·협력으로 마을계획 ‘활짝’
마을계획은 많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마을의 문제와 마을의 자산을 온전히 알고 있는 주민이 중심이 되고, 행정과 마을활동가, 전문가 등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현장 조사, 마을의제 발굴의 과정을 거쳐 환경, 안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서 마을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이를 모두가 행복한 마을 만들기를 위한 마을계획으로 담아내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2015년 중앙동, 풍남동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원도심 12개동(노송, 완산, 동서학, 서서학, 진북, 인후1·2 ,덕진, 금암1·2)의 마을계획수립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의 역량강화에 힘써 왔다. 올해에는 원도심 외 지역인 서신, 송천1, 혁신동으로 확대 추진하고 있다.
주민이 수립한 마을계획은 주민 직접 참여의 ‘마을만들기’로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는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지역문제 해결의 발판이 되는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마련된 과제를 주민이 직접 마을만들기로 실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소규모 재생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추진하는 소규모 사업을 지원해 주민참여 확대 및 역량강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이에 전주시는 마을계획수립과정에서 역량이 강화된 주민주도 마을공동체를 발굴해 주민이 제안한 마을계획을 사업으로 담아 공모에 적극 대응하고 마을계획 실현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마을공동체 활성화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18년 노송동의 ‘천사길 사람들의 재미있는 마을공작소 운영’, 덕진동 ‘공동체재생을 통한 덕진동 르네상스’, 2019년 중앙동 ‘마을을 케어하는 커뮤니티 농원’ 사업이 소규모 재생사업의 모범이다.

▲원도심을 넘어 마을공동체사업 더욱 확대 
올해에는 3개동(노송동, 서서학동, 금암1동) 마을공동체 제안사업이 소규모 재생사업으로 선정되어 낙후된 도심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됐다.
노송동 물왕멀 공동체는 2011년 추진된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참여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부터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주민 스스로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고 마을자원을 활용한 주민참여 사업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물왕멀 CCBL 도시재생 챌린지’ 사업은 노송동 선미촌 문화재생권역과 천사마을 소규모 재생권역 사이 지역에 활력에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빗물을 이용한 친환경 마을 조성, 반려식물을 문화 콘텐츠로 한 주민주도 커뮤니티 정원 조성, 반려식물을 활용한 돌볼 교육으로 마을과 학교를 잇는 공동체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작년 전주시 마을계획수립 사업 참여를 통해 주민참여 기반을 다지고 마을계획을 수립한 서서학동 마을계획추진단에서는 퇴직 후 인생2막을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 또드락 공방을 조성한다.
   ‘또드락 공방’은 이번 사업대상지인 불무골 마을이 예전 대장간 밀집지역으로 대장간에서 일하는 또드락 소리가 난다하여 대장장이를 또드락쟁이로 부른 것을 자산으로 마을공동체 활동거점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마을목수를 양성해 집수리단 운영, 마을책방 조성, 골목 정원길 조성 등을 주민 주도로 추진함으로써 낙후된 마을환경 개선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로 이어갈 예정이다.
금암1동 마을계획추진단은 2018년 마을계획 수립 후 소문난 맛집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마을국수 개발했다. 작년에는 활동범위를 넓혀 ‘국수 컨테스트’, ‘국수잔치’ 등을  주민주도로 추진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골드푸드’, ‘골드디자인’을 주제로 한 소규모 재생사업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주민기자단을 육성해 마을내 맛집과 식당을 소개하는 골드 푸드북을 제작, 버스터미널, 지역 식당, 기관 등에 비치하고 마을 음식박람회를 열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또 맛집 주변 골목길 취약지역에는 주민이 디자인한 마을정원을 조성과 안심조명을 설치하여 주·야간 관계없이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이 제안해 참여의지는 ‘덤’
소규모 재생사업은 규모는 작지만 마을의 주인인 주민이 제안했기에 주민의 참여의지가 높다. 작년 소규모 재생사업으로 선정돼 현재 사업이 추진 중인 중앙동의 ‘마을을 케어하는 중앙동 커뮤니티 농원 조성’사업이 좋은 사례다.
 주택재개발 구역의 지정과 해제로 인해 주거환경이 악화된 원도심 주거지역의 주민들이 마을환경 개선을 위해 꽃마을 조성을 목표로 삼고 마을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주민간담회와 주민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이끌어 냈다.
그 결과로, 대동로, 태진로 일대 골목길에 마가렛, 페츄니아 등이 곳곳에 심어져 아름다운 꽃마을이 조성됐고, 골목길 담벼락에는 주민들이 다 같이 참여하여 그려 넣은 벽화가 활기찬 분위기를 한층 더 밝히고 있다.
 중앙동 주민화합공동체 임정용 단장은 “계절별 꽃으로 마을의 분위기도 살리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벽화작업도 하게 되니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감사함과 동시에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중앙동 커뮤니티 농원의 남은 하반기 사업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시, 협업체계 구축 행정지원 ‘앞장’
전주시 2020년 국토부 소규모 재생사업에 3개동이 선정되는 쾌거에 만족하지 않고 3개동의 사업이 주민참여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주민과 행정, 중간지원조직(전주도시혁신센터)이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실무회의 등을 통해 마을공동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 해 나갈 계획이다.
 주시 사회연대지원단 관계자는 “주민제안 소규모 재생사업이 지역 주민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역량을 강화하여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에서도 마을공동체 육성 및 도시재생 기반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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