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에 누워 참선하다

<10. 고창 선운사>조계종 24교구 본사 검단선사가 창건하고 참당사는 의운국사가 창건 신동일 기자l승인2020.08.06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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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아산면 선운산. 곳곳에 기암괴석이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고 숲이 울창한 가운데 천년고찰 선운사가 자리하고 있다. 선운(?雲)이란 ‘구름 속에 누워 참선하고 도를 닦는다’는 것을 뜻한다.
선운사는 조계종 24교구의 본사로 검단선사가 창건하고, 대참사(참당사)는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도솔암, 석상암, 동운암과 함께 참당암이 있지만 옛날에는 89암자가 골짜기마다 들어섰다고 한다.
문화재로는 선운사 금동보살좌상, 선운사 도솔암 금동지장보살좌상, 선운사 대웅전, 참당암 대웅전,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선운사 만세루 등이 보물이다. 보물마다 얽힌 사연도 많다.

▲“내가 있던 고창으로 보내달라” 금동지장보살좌상
1936년 여름, 일본인과 절도범이 공모해 훔친 뒤 일본으로 달아난 뒤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불상을 불법으로 소지한 소장가의 꿈에 지상보살이 수시로 나타나 “나를 고창 도솔산으로 돌려 보내라”고 꾸짖었다는 것이다.
소장가는 이를 무시하고 지내다 병이 들고 가세가 기우는가 하면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 소장가는 해당 불상을 고창경찰서를 통해 선운사에 다시 모셨다고 한다.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은 커다란 바위벽에 새긴 불상으로, 신체 높이가 약 15.7m, 무릎 너비는 약 8.5m이며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마애불의 양식으로 보면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성 시기는 신라 말기,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으로 의견이 다양하고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새겼다는 전설도 있다.
배꼽에 숨겨진 비문은 지금도 풀리지 못한 미스테리다. 기록에 의하면 이서구가 열었더니 비바람과 벼락이 일어 그대로 닫으면서 ‘이서구가 열었다’고 써넣었다고 하며, 동학농민혁명 당시 손화중 접주가 무장에 머무르면서 심한 비바람을 무릅쓰고 은밀히 꺼내 봤다고 전한다.

▲춤추는 천장 들보 ‘고창 선운사 만세루’
지난 6월 문화재청은 정면 9칸으로, 국내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전북 고창 선운사 만세루(万??)를 보물로 지정했다. 1620년 지은 만세루는 화재로 소실돼 1752년 다시 지었다. 정면 9칸, 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지만 9칸 규모는 흔치 않다. 처음에는 중층이었지만 재건하며 단층으로 지었다고 한다. 특히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마룻보(대들보 위에 설치되는 마지막 보)는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활기 넘치는 인상을 준다. 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독창적인 건축물로서의 가치가 크다.
또 천연기념물에는 선운산 장사송, 동백나무숲, 송악 등이 있다. 선운산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으로 오르는 길에 위치한 장사송은 이 지역의 옛 지명 ‘장사현’에서 이름이 유래됐으며, 신라시대 진흥왕이 수도한 것으로 알려진 진흥굴 앞에 있어 ‘진흥송’이라고도 불린다. 선운산 장사송은 굵은 가지가 8갈래로 갈라진 모양이 아름답고 생육상태가 양호해 600년 이상 된 소나무로 198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또 석씨원류 경판, 영산전목조삼존불상, 육층석탑, 범종, 약사여래불상, 백파율사비, 참당암 동종, 선운사 사적기 등이 지방문화재로 백파율사비는 추사가 짓고 쓰고 한 추사 글씨 중에서도 대표작이다.
선운산의 경치를 살펴보면 큰절에서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물줄기가 갈라진 곳에 자연의 집이 있고, 우측으로 더 올라가면 여덟 가지로 소담하게 벌어진 장사송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이 있다.
개울 건너 산 중턱에 우뚝 선 바위가 이 산에 침입하는 마귀를 방어하는 신장역할을 하는 봉두암(일명 투구봉), 그 위 산등성이에 돌아앉은 바위가 역시 도솔천에 들어오는 마귀를 방어하는 사자암이고,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면 도솔암, 우측으로 층층의 바위계단을 오르면 천길 절벽 위에 도솔천 내원궁 즉 상도솔이 있다.
이곳에서 우측 암벽을 오르면 말 발자국이 파여 있어 이를 진흥왕의 말 발자국으로 전하며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서면 이곳이 만월대이며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놀고 갔다는 선학암이다.
다시 내려와 나한전에서 좌측을 보면 깎아지른 듯한 암벽에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도솔암 마애불이고 더 올라가면 용문굴, 좌측으로 돌아 오르면 낙조대가 있다. 바로 옆이 천마봉, 도솔천의 비경이 발아래 전개된다. 또한 선운산에는 풍천장어. 작설차. 복분자술 등의 특산물이 있어 풍천장어구이에 복분자술 한잔으로 최고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신동일 기자  green04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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