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나무로 도마를 만들거나 천을 이용해 인형을 만드는 등 공예공동체. 아이와 텃밭 가꾸기 등 체험·돌봄 공동체. 연극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공동체.
전주지역에서 다양한 특색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공동체들이다.

공동체 사업이 6년차에 접어들면서 각각의 공동체는 공동체가 갖고 있는 본연의 특색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여럿이 하나가 되는 사회 연대를 꿈꾸는 공동체들도 생겨났다.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가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 축제를 열어 지역주민과 소통·화합을 꾀하고,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공동체 구성원들이 농작물 체험과 영양 교육, 공유주방을 활용해 반찬을 만들어 이웃을 돌아보는 경험도 체득한다.
특히,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각각의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지역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가지도록 ‘삼오오 뭉쳐야 산다’라는 사업을 추진했다.
처음 시행한 작년만에도 40개 이상의 공동체가 참여해 마을축제 7팀, 문화&공연 2팀, 교육&체험 3팀으로 총 12개의 팀을 이루면서 더 풍성하고 알찬 공동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올해에도 7개 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들 공동체들 역시 강력한 사회적 연대를 통해 저마다의 특징과 장점을 살리고, 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동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마을 공동체들이 한데 모여 ‘얼쑤~ 한마당’
▷송천마을 공동체 한마당=지난해 6월 ‘나눠드림’, ‘솔내사발통문’, ‘에어스쿨’ 3개 공동체는 10개의 기관들과 공동체들과 협력해 송천동 전주푸드 직매장에서 마을축제를 열었다.
이날 ‘나눠드림’은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과 편지쓰기 등의 행사를, ‘에어스쿨’은 드론, 코딩 등 4차 산업혁명 관련한 체험활동을 진행했으며, ‘특별한 날’ 공동체는 아이들 볼에 그려준 예쁜 꽃으로 큰 환영을 받았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먹거리 장터와 마을주민들의 공연, 품질 좋은 수공예 장터 등 여러 행사들이 함께 진행되어, 500여명의 아이와 가족들이 알찬 추억을 만들어 갔다.

▷느리게 거북바우로 놀이터=각자의 영역에서 원도심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던 놀이 공동체 ‘지금놀자’, 공예 공동체 ‘거북이 친구들’, 마을 공동체 ‘행복한중앙하이츠아파트’가 힘을 합했다. 이들 공동체들은 연령대, 활동분야 등이 서로 다르지만, 노년층의 경험과 노하우, 젊은층의 순발력과 트렌디함을 바탕으로 금암2동에 대규모 마을 놀이터를 함께 기획했다.
간이수영장, 그네, 미끄럼틀 등의 팝업 놀이터와 플리마켓, 먹거리장터, 체험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이목을 끌며 성공적인 행사를 진행했다.

▷행복한 아중리 마을축제=아이교육의 ‘인후 꿈마을 안녕’, 플리마켓의 ‘착한사람들’, 요리교육의 ‘아중리맘 공동체’도 모였다. 이들은 각 공동체의 특성을 살린 공예 장터, 체험프로그램의 마을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요리체험, 제습제 및 드림캐쳐만들기, 벼룩시장 운영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수공예 장터를 통해 수공예 작가들의 판로구축 및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등 두 번에 걸쳐 진행된 ‘행복한 아중리 마을축제’는 6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하여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느끼고, 배우고”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으뜸’
▷×2÷3=각 공동체들의 주요 사업인 농작물체험, 요리수업, 방과 후 교육을 연계해 40여명의 아이들에게 1석 3조의 색다른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떼알 공동체’가 운영하는 공유 농장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텃밭을 조성, 오이, 고추, 감자 등을 심고 수확하고, ‘건강한이야기’ 공동체 공유주방에서는 반찬을 만들고 영양교육과 편식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 일익을 담당했다. 여기에 만든 반찬은 ‘호크마 작은 도서관’을 통해 지역 내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에 전달하여 함께 나누는 마음까지 배울 수 있었다.

▷우리동네 책선생님=‘소나무’, ‘한세담’, ‘나날이’ 공동체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지역에 대한 자발적 나눔과 실천을 통한 지역 사회에 대한 애착심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날마다 달마다 신나는 책선생님’에 이어 ‘찾아가는 신나는 우리동네 책선생님’ 활동뿐만 아니라 창의적이고 인성함양을 위한 재능기부도 펼쳤다.

▲“함께 어울리고, 즐기고” 문화&공연
▷‘얼굴없는 천사’ 공연=전주시에는 매년 10월 성금과 함께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편지와 전화만 남기고 떠나는 ‘얼굴없는 천사’가 있다. ‘얼굴없는 천사’의 마음을 알리고자 ‘얼굴없는 천사’ 사랑 나눔 공연 팀이 만들어졌다.
‘동화나래연구소’에서 공연의 대본 제작과 연극지도를 맡고, ‘어울림실버동극단’이 무대와 공연을 준비하며, ‘천사길 사람들’이 공연 홍보를 담당한다. 3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전주 용소초등학교 100여명의 학생을 시작으로 ‘얼굴없는 천사’의 마음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김정자 ‘어울림실버동극단’ 대표는 “전주에 20년 동안 이어지는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을 공동체들의 협업을 통한 공연으로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너무 기뻤고,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 이러고 산다=전주에서 활동하는 청년단체나 개인들이 어디서, 어떻게 만남을 가져야할지 몰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청년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대표 청년 공동체인 ‘보청기’, ‘별볼일없는 책방’, ‘두드림 공동체 타키’가 삼삼오오 사업을 통해 앞장섰다.
2부로 진행된 ‘우리 이러고 산다’ 사업에서 1부는 청년공동체들의 활동 공유회를 통해 공동체 활동의 성공사례 강연을 듣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공동체들이 활동 내용,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고 논의하면서 5개 팀이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었으며, 2부에선 30~40명의 청년들이 개인의 삶, 관심사 등을 공유하면서 청년들의 교류 장을 만들었다.
▲2020년에도 삼삼오오 공동체 확대
작년 처음 시행된 ‘삼삼오오 뭉쳐야산다’ 사업은 공동체들에게도, 시민들에게도 호응이 좋았다. 12개의 삼삼오오 단체가 참여해 마을축제, 체험 등 34회의 풍성한 프로그램을 통해 2,300여명의 시민들이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갔다.
전주시는 이러한 성과와 공동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에는 더 많은 삼삼오오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1,8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각 공동체별로 적게는 150만원에서 많게는 250만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한다.

지원분야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방역활동 프로젝트’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일상을 치유하기 위한 ‘활기 충전 프로젝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나누고 돌보고 지켜주는 공동체 프로젝트’ △기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참신한 공동체형 프로젝트’ 등 4개 분야다.

전주시 박현영 마을공동체과장은 “공동체들이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오랜 희망사항이었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활동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돼 앞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선정되는 사업들도 성공적으로 추진돼 지역사회에 공동체의식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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