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와 7기 전라북도는 전북에서 '아시아 농생명 산업 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내에 관련 기관들도 집적화되면서 전북 농생명 산업벨트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이에 전북도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간 농업 선진국 덴마크를 찾았다. 아울러 전라북도 김송일 행정부지사에게 전북 농생명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준비 상황을 물어봤다.

◆ 이번 취재에서 느낀 것은 덴마크 농업이 환경을 생각하며, 기본에 충실했던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시설 면에서 세계 농업선진국을 자처하면서도 협동조합 가치를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며, 기술 개발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의 농촌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는데, 과연 우리가 이러한 기본들을 건너뛰고 선진 농업을 구현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우리 축산농가들의 각자 도생 문제, 악취 및 토양오염 등 환경 문제, 해마다 재발하는 구제역 문제 등 기본부터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라북도 역시 덴마크 축산의 최대 강점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시키고 꾸준한 기술개발과 환경보호를 통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덴마크 농업과 우리농업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곡물 위주의 우리 농업과 육류와 시설 위주의 덴마크 농업과는 차이가 있고 이에 따른 시스템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전라북도는 지속 가능한 축산업 영위를 위해 축산분뇨를 자원화 하는 사업을 꾸준히 해 왔고, 악취 저감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생산량 증대를 위한 축산업은 동물복지 차원의 축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500호를 목표로 깨끗한 축산농장을 만들어 가는 노력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가축질병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점소독장소 운영, 축산관계시설 소독, 축사 내외부 및 차량소독, 출입자에 대한 통제 등 차단방역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축사시설이 영세한 농가가 많고 농촌 고령화 등으로 여건이 덴마크에 비해 미흡합니다. 때문에 현재는 농가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농가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덴마크와 같은 강한 협동조합의 역할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농가, 정부, 농협 등  서로가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한다면 전라북도 농업은 농생명 산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결국, 우리도 농업 선진국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 농촌진흥청이 전북혁신도시로의 이전과 함께 미래 대도약을 다짐하면서 농진청을 우리나라의 미래 농생명연구단지 허브로 규정했습니다. 전북권 농식품 관련기관과의 융합을 통해 동북아 농식품 생명산업의 허브 역할을 선도할 것도 공표했습니다. 또 농진청은 4개 소속기관, 국책연구기관 등 24개 기관으로 구성된 '전라북도 농생명 연구 협의체'를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전북도 역시 전북을 농생명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전북도가 추진하는 작업들은 무엇입니까?

- 전북에는 농진청, 한국식품연구원 등 41개의 농생명 연구기관과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5개의 농생명클러스터가 집적화 되고, 종자부터 식품산업까지 모든 분야를 상호 연계, 산업화 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전북도청은 이러한 여건을 기반으로 한 농생명 산업을 통해 전라북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라북도는 농생명연구협의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를 농생명산업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기 위해 농진청 소속 4개 기관과 국책연구기관 등 24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협의체는 혁신기관 상생협력 및 교류 활성화를 위해 미래 농생명육성정책 포럼 및 세미나와 협의체 기술정보 교류회, 국책사업 발굴을 위한 공동협력 R&D과제 발굴 기획, 농생명 기술협력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산학연 공동협력과제 발굴 및 사업화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국가혁신클러스터, 혁신도시시즌2 등 정책대응 농생명특화산업 플랫폼 구축을 통해 중앙부처 대응 핵심사업 발굴 및 공동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며, 고령친화식품, 해외생물자원 대체 등 신규 유망사업도 발굴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협력강화 세미나 및 워크샵, 성과보고회 등을 통해 공동R&D사업을 25건 발굴하는 성과도 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전국 공모에서 전라북도 김제시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인력 양성 및 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도입된 사업으로, 전라북도의 경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640억원을 투자해 청년창업 보육시설, 임대형 스마트팜, 스마트팜 실증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청년농업인 유입 촉진, 농업의 생산성 및 편리성 향상, 연관 산업 동반성장 등 대한민국 농업발전의 축으로서의 상당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전라북도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구축을 목표로 5개 클러스터(식품, 종자, ICT농기계, 미생물, 첨단농업) 육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미래형 신산업 육성, 융합형 인재양성, 산업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한다고 했습니다. 농생명 밸리로 가기 위한 구체적 사업은 무엇입니까?

- 전북은 전국 최고의 농업연구기관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5개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대학 등 41개 연구시설과 연계가 가능하고, 광역단체 최초로 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되는 등 농생명 융합거점지구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에 전라북도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조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전북을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생명 수도로 집중 육성하고자 합니다.
식품, 종자 등 5대 클러스터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전문가, 행정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TF'를 구성·운영하면서 관련 사업을 발굴했고,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추진할 수 있는 12개 핵심사업을 마련해 현재 중점 추진 중에 있습니다.
벌써 구체적 성과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농식품 분야는 '국가식품클러스터 복합푸드랜드 건립' 등 3개 사업, 종자분야는 '민간육종연구단지 확장' 등 2개 사업, 미생물분야는 '장내유용 미생물 은행 구축' 등 3개 사업, 농기계 분야는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 사업, 첨단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 팜 혁신밸리 조성' 등 3개 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중 '장내유용 미생물 은행 구축' 사업은 2018년 예산이 편성돼 현재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공동활용 종자가공처리센터 구축' 사업 등은 2019년 부처 예산으로 편성됐고,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 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은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사업', '국가식품클러스터 복합 푸드랜드 건립', '민간육종연구단지 확장',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 '국가동물케어 클러스터 구축' 등 5개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간척지 첨단농업연구소', '식물자원소재연구센터', '지능정보 데이터기반 미래농업 서비스 플랫폼', '국가식품클러스터 원재료 농산물 공급체계 구축' 등 4개 사업은 관련 부처와 협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예산을 반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향후에도 12개 핵심사업이 단계적 국가예산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5대 클러스터를 연계할 후속 사업을 추가 발굴함으로써 지속적이고 건전한 농생명 산업기반 생태계 구축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 전북도민은 아시아 최대의 농생명연구기관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살리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자면 관련 인력을 지역 내에서 육성해야 하는 과제도 풀어야 합니다. 농생명식품산업 관련 전 방위 분야에서 활약해야 할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도내 12개 대학에서 매년 1천여 명의 농생명식품산업 관련 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나, 기업이 원하는 인력 공급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라북도는 전북 농생명 혁신기관들의 인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고급 R&D 전문인력양성 등 지난 2012년부터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2~2017년까지 연구개발이 가능한 석사 R&D인력 83명을 양성, 졸업시켰고, 그 중 74명이 도내기업, 대학, 연구소, 혁신도시 이전기관 등에 취업해 활동 중이며, 2017년부터는 농생명식품산업의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미취업자, 졸업예정자, 도내기업 등을 대상으로 현장실무형 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는 '인턴매칭지원사업' 및 '기업맞춤형 식품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내 농식품 관련 대학, 마이스터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기업지원시설에서 현장실습 기회를 제공해 식품산업 실무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기업입주가 완료됨에 따라 육종관련 인력수급을 위해 2019년부터 도내 마이스터고, 농생명고, 대학 등과 연계해 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며, 2015년 10월 김제 자영고등학교를 종자 관련 마이스터고로 지정하는 등 종자관련 인력수급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식 스타셰프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는 한식의 기본 원리부터 궁중요리, 실전까지 실습위주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졸업 후 취·창업이 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전라북도는 농생명식품산업 현장 맞춤형 인력양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향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농업이 꼽히고 있는데, 국가의 미래 성장산업으로 정부의 육성 정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전북 농생명연구개발특구 사업도 정부 정책에 부합할 수 있다고 보는데, 어떤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 전북은 국내 최대 규모의 농생명 연구기관 등 우수한 과학기술 인프라와 풍부한 생물자원을 활용해 국가 식량위기 대처 및 농촌경제 활력 증진을 위한 친환경 농생명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2015년 수많은 난관을 뚫고 농생명융합과 융복합소재·부품을 중심으로 한 전북특구가 지정됐는데, 전라북도는 전국 5개 특구 중 가장 늦게 지정받고 출범한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구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출범 후 2년 만에 연구소기업 51개와 첨단기술기업 7개를 설립해 400여명에 이르는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40여개 기업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과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연구개발특구평가'에서 전북특구가 전국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농생명융합분야는 산업 라이프사이클 중 도입기에 있고, 공공연구성과의 사업화율이 낮고, 지역 내 공공연구기관과 기업 간 협업이 부족하며, 지역 내 관련 기업 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전라북도는 연구소기업 설립지원, 공공기술사업화 펀드 501억원 조성, 기술이전사업화 지원, 농생명 특화기업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북연구개발특구내 기술 약 7만여 건을 검색 및 분석할 수 있는 특화분야 특허검색시스템 '자비스(JAVIS)'를 전북특구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농생명 분야 우수 사업화 기술을 발굴하고자 산학연 전문가 약 60명으로 구성된 전북특구 기술 찾기 포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생명 분야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 작년 9월 전라북도 지자체 출연기관 8곳과 공공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지난 8월 말까지 59개의 연구소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또한 전라북도는 7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창출펀드를 추가로 구성해 전북특구를 농생명 첨단소재 기반의 세계 일류 R&D 허브로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 우리 농업은 고령농 증가와 FTA 확대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북지역에 농생명 산업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고 하지만, 농생명 전후방 핵심 기반산업은 아직 미숙 단계에 있습니다. 반면, 농자재·농업기술·종자·생산·식품·바이오·유통뿐만 아니라 농촌관광, 한식문화, 의약, 무역, 전자, 화학, IT 등까지 농업의 융합 범위는 거의 모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전북은 어떤 순서를 밟아 나가야 합니까?

- 농업은 모든 산업의 시작입니다. 식품, 바이오, IT 등 소위 요즘 뜨고 있는 산업 중 농업과 무관한 산업이 없습니다. 그 동안 전라북도는 농업에 불어온 변화를 혁신의 기회로 삼기 위해 꾸준히 농업 인프라부터 구축해 왔습니다.
광역단체 최초 농생명 R&D 특구 지정, 41개 연구시설 및 1,500명에 이르는 박사급 연구인력 상주, 국가식품클러스터(익산), 민간육종연구단지(김제), ICT농기계(김제), 미생물(정읍, 순창), 첨단농업(새만금 등)의 5대 클러스터 구축 등 농생명 산업 인프라는 아시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북도는 이들을 기반으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식품클러스터 확장과 원료비축 공급센터 구축, 농업인의 안정적 원료공급 시스템 마련, 기업공동활용 종자가공처리센터 구축, 스마트팜 혁신밸리 및 지능형 농기계실증단지 조성, 장내유용 미생물은행 등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반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귀농·귀촌 및 농촌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활력있는 농어촌을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이 모든 것을 위해 도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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