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황규석 연구정책국장 인터뷰

▶민선 6기와 7기 전라북도는 전북에서 '아시아 농생명 산업 벨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내에 관련 기관들도 집적화되면서 전북 농생명 산업벨트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북도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간 농업 선진국 덴마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취재에서 느낀 것은 덴마크 농업이 환경을 생각하며, 기본에 충실했던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시설 면에서 세계 농업선진국을 자처하면서도 협동조합 가치를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며, 기술 개발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의 농촌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는데, 과연 우리가 이러한 기본들을 건너뛰고 선진 농업을 구현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축산업의 경우 다양한 대내외 여건변화에 따라 가축질병 방역, 동물복지형 친환경 축산, 축산물 안전관리 및 축산업 경쟁력 강화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안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아울러 축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화로운 축산경영과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 이와 함께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현장 수요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중요합니다.
최근 빈발하는 AI·구제역과 같은 재난형 가축질병과 살충제 계란 파동과 같은 축산물 오염, 그리고 가축분뇨·냄새에 의한 환경오염은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동물복지형 축산으로의 조기전환 등 근본적인 축산업 개선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축산 시설환경, 가축 사양관리 기술과 함께 국내 여건에 적합한 ICT 적용 스마트 축산모델 등 미래지향형 융복합 기술의 개발 및 현장적용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건전한 축산업 기반과 함께 첨단융복합기술의 개발 활용으로 전통적인 축산업은 새로운 가치 창출과 미래성장을 이끄는 생명자원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전북혁신도시로의 이전과 함께 농진청을 우리나라의 미래 농생명 연구단지 허브로 규정했습니다. 아울러 전북권 농식품 관련기관과의 융합을 통해 동북아 농식품 생명산업의 허브 역할을 선도할 것도 공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북도와 농진청은 4개 소속기관, 국책연구기관 등 24개 기관으로 구성된 '전라북도 농생명 연구 협의체'를 출범하기도 했는데요, 협의체가 추진하는 구체적 작업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 '전라북도 농생명연구협의체'는 농생명혁신기관 주체간 기술협력강화를 통한 농생명산업 육성을 비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혁신기관 상생협력 및 교류 활성화를 위해 미래 농생명육성정책 포럼 및 세미나와 협의체 참여 기관별 기술정보 교류회 개최, '특화산업 연계 국책사업 발굴'을 위한 공동협력 R&D과제 발굴 기획, '농생명 기술협력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산학연 공동협력과제 발굴 및 사업화, 전북연구개발특구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연계 강화를 통해 농생명 혁신기관 융복합 기술협력 및 사업화를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국가혁신클러스터, 혁신도시시즌2 등 정책에 대응한 농생명특화산업 플랫폼 구축을 통해 중앙부처 대응 핵심사업 발굴 및 공동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며, 고령친화식품, 해외생물자원 대체 등 신규 유망사업도 발굴할 계획입니다.
특히, '전북 농생명연구협의체'를 혁신도시 시즌2 추진에 맞게 기술협력, 사업화 및 산업기반 지원으로 개편·운영할 예정인데, 농진청이 플랫폼 구축 및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사업지원·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며, 대학은 교육 및 인력양성, 공공기관은 기술융합 협력 및 사업화 지원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농진청은 기술사업화종합정보망(NATI)에 '전북 농생명연구협의체'를 연계했고, 협의체 유관기관 협업으로 공동 기술이전 설명회를 오는 10월에 열 계획입니다.
또 전북지역 창업보육센터와 협력을 강화하고 벤처창업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는데, 분기마다 전북연구개발특구, 국가식품클러스터 등 4개 창업보육센터 협의회가 운영됐습니다.
농생명 벤처창업지원센터는 2019~2021년 270억원을 들여 설립이 추진되고, 전북도와 함께 3개 마을 8개 업체를 연계해 원예, 축산분야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며, 2018~2020년 100억원을 투입해 ICT 검인증센터(성능, 안전성, 호환성 등)도 구축할 것입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전북지역 농산업체 대상 100억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 조성도 추진됩니다.

▶농진청은 전라북도와 공동으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구축을 위한 5개 클러스터(식품, 종자, ICT농기계, 미생물, 첨단농업) 육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미래형 신산업 육성, 융합형 인재양성, 산업생태계 조성 등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관련 인력을 지역 내에서 육성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농생명식품산업 관련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활약해야 할 지역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사업은 무엇입니까?

- 스마트팜, 치유농업, 바이오산업 등 첨단 농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취·창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지난해 말 정부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는 농식품 분야 혁신성장을 위한 스마트팜 확산 및 창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스마트팜 면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기반 컨설팅 전문 인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농진청은 숙련도 높은 스마트팜 전문 인력 양성(15과정, 530명)을 위해 과학영농시설(도원·센터)을 활용한 첨단실습장 40개소를 조성·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농산물 가공 창업 등 농촌 융복합 사업 육성으로 창업을 지원하고, 영농정착 단계별 영농·창업 교육, 강소농 민간전문가 활용 멘토 지정·운영, 컨설팅, 현장실습(208명) 지원, 청년 CEO Fresh-Start UP 교육과 함께 국가기술자격 신규 개설, 4차 산업 등 유망·전문 일자리 발굴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 육성 방안이 농진청이 위치한 전북지역에서 추진되는 만큼 전북의 인력 육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북 농생명연구개발특구' 사업이 정부 정책에 부합하고 있다고 보는데, 보다 집중적인 정책 지원을 얻기 위해 어떤 작업이 추진되고 있습니까?

- 지역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 구현은 국정과제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전북지역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상장기업은 전국의 1% 수준으로 저조합니다.
따라서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7개 기관)이 가진 기술·인력 등의 역량 결집이 필요합니다.
이에 전북혁신도시를 농산업 메카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종자, ICT, BT 분야를 고부가가치 농생명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농진청은 지역 기관 등과 연계·협력해 전북혁신도시를 농생명 산업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는 3대 사업을 계획·추진합니다.
농진청이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기업체와 협력해 R&D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유전자원 육종 소재화 기술 등 신규과제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는 '종자산업 육성'이 하나의 계획입니다.
또 전북 농생명 기관 등과 농생명산업 기술공급 및 산업화지원 협력체계를 구축(NATI)하는 '농생명 산업 육성' 계획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 간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LX 기본도 기반 농업토양환경서비스 품질 고도화를 이루는 등 '융복합 산업 육성' 계획이 동시에 추진됩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정부 정책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전북지역 농생명 전후방 핵심기반산업이 아직 미숙단계인 점을 고려해 전북은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농진청은 맡은 바 임무와 전북지역 특성을 연계하고자 합니다.
종자는 농업 핵심 소재이며 지식재산으로 국가차원의 육성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농진청의 유전자원과 종자기업체 간의 시너지 향상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종자시장이 1.5배 성장하는 동안 국내시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5위 농업유전자원 확보국(1만808종 31만2,299자원, 2018.1월 기준)입니다.
전북에서 종자산업을 활성화시킨다면, 국가뿐만 아니라 전북지역에도 큰 경제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 판단됩니다.
농진청은 민간종자기업체에 원예, 특용, 식량 등 활용도가 높은 유전자원 정보를 제공하고, 품종개발 지원을 위한 실용화재단 분자육종 분석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민간육종연구단지 협의회와 정례적 현장 간담회를 운영하면서 자원·기술을 협력하고 있고, 국내 우수 종자기업은 홍보·수출 및 국제종자박람회 등에 참여토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농진청은 전북도와 함께 농생명 산업을 발전시키고,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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