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일 (전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새만금유역 수질 개선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서 이제는 비점오염원1)에 집중할 때다. 과거 점오염원2)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왔지만 새만금호 수질에 있어 기대만큼의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한 새만금유역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사업(’11-’16)에는 45개 과제에 20,61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새만금호 수질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물론 수질개선은 쉬운 일도 아니며 단시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이 진행되어왔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우선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의 주요사업의 세부내역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본 대책에는 1단계 대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비점오염원과 가축분뇨 대책의 도입과 정기적인 이행평가,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와 시범사업의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사업이 ‘하수도처리시설 및 하수고도처리’, ‘총인처리시설 설치’, ‘왕궁 환경개선대책’ 등 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수처리 사업 위주로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점오염원 개선만으로는 전체 새만금호 수질 개선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전체오염원 중 비점오염원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의 전반기(’11-’16) 투자실적을 분석해 보면, 전체 사업비의 25%가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대책에 투입되었다. 비점오염원대책의 주요사업 내용은 ‘CSOs(합류식하수도 초기월류수) 시설 설치’(2단계 대책 중 비점오염원대책 총사업비 대비 17%), ‘생태하천복원 사업’(40%), ‘농업비점오염원 관리 및 거버넌스 구축’(8%) 등이다.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을 보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실제적인 사업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시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도시하수개선 사업에는 전체 17%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으나 농업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사업에는 8%만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전국오염원조사를 통하여 비점오염원 부하량 산정을 위한 원단위를 새롭게 제안하였는데, 과거 농경지에서 오염부하량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농경지에서 비점오염원 발생량이 실제로 상당량이 배출된다는 뜻이며, T-P를 기준으로 ‘밭’에서의 부하량이 도시지역을 포함하는 ‘대지’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면적이다. 우리나라 전체 토지이용 중 대지는 6%이나 농경지의 경우 24%로 4배가 크다. 한편, 새만금 유역 내 농경지의 면적은 50%로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특히 농업비점오염원의 저감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비점오염원 대책사업 중 사업비 비중이 높은 ‘생태하천복원 사업’의 경우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비점오염원 저감을 목적으로 보면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 우선순위 선정시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하천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 임계값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비점오염원 저감이 우선될 때 복원된 생태하천은 그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 중간평가 직전 전라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에는 정확한 오염대책 수립을 위해 수질관리를 수질농도와 유량을 함께 측정하는 오염부하량 관리로 전환하고, 비점오염원 저감사업을 본격 추진해 수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2018년 현재까지 새만금 유역에서 오염부하량을 정량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흡한 실정이다. 새만금유역 오염부하량 모니터링은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며, 농업용수공급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종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계부처 및 지자체에서는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고 있어 실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루어지고 있는 일부 사업의 경우 소규모 예산에 1년의 단기 사업으로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하여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해당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을 해야만 하며, 비록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새만금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의 도출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세사피크만(Chesapeak Bay) 유역은 비점오염원의 대표적인 특별관리 중점유역으로 수질개선을 위하여 연방정부, 주정부,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합심하여 유역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1980년대 초 유역관리를 위한 ‘체사피크만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1987년 최초로 수치적 목표를 설정하였다. 2000년에는 유역복구를 위한 비전과 전략을 설정하였으며 현재까지 이러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간으로 보면 약 40년 동안 동일한 목표를 갖고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하여 농업 경영지원 프로그램, 농업용수 개선 프로그램, 환경개선 장려 프로그램 등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그리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의 실정과 비교하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최근 부진한 새만금호 수질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 하나로 해수유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해수유통이 새만금호 수질개선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하여 그 동안 계획되고 추진되어 온 여러 노력들이 한순간에 의미 없는 일들로 치부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새만금호와 시화호는 다르다. 시화호 인근에는 안산시가 자리 잡고 있어 호로의 오염원 유입이 직접적으로 수질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새만금호는 유역내 오염원(도시의 점오염원)의 분포, 유입하천 수질, 그리고 수질대책의 준비 기간과 노력 등 그 여건이 다르다. 하지만 수질대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다면 새만금호 수질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단계 수질개선대책에서 비점오염원 관리가 미흡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2단계 수질개선대책에서도 많은 예산이 일부 세부사업에 편중되는 등 비점오염원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사업의 이행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축산계 오염원 관리 대책과 거버넌스를 통한 농업유래 비점오염원 관리방안 등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사업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분명한 사실은 비점오염원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린다. 환경부 및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부처, 전라북도, 그리고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비점오염원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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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수질개선대책에서도 비점오염원 개선사업에 대한 투자는 미흡

T-P 기준 ‘밭’에서의 부하량이 도시지역을 포함하는 ‘대지’보다 크게 나타나

농업유래 비점오염원 부하량이 지금까지 과소평가되어 이제부터라도 비점오염원 저감대책에 관심과 투자가 필요

(필요시 아래 그림 사용 바랍니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5공구 전경(자료: 전북대)

 

각주)-----------------
 오염물질의 유출 및 배출 경로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수집이 어렵고 발생량/배출량이 강수량 등 기상조건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저감시설의 설계 및 유지관리가 어려움(환경부 홈페이지 참조)
 오염물질의 유출경로가 명확하여 수집이 쉽고, 계절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연중 발생량 예측이 가능하여 관거 및 처리장 등 저감시설의 설계와 유지 및 관리가 용이(환경부 홈페이지 참조)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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