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희 시민기자(전북대학교 교수)

전북도민은 새만금을 아직도 미래비전으로 간직하고 있다. 정부의 국가사업임에도 20년을 넘게 쥐꼬리 예산으로 허덕이고 있는 새만금을 전북도민이 미래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환황해권과 대중국기지로서의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전북도민의 희망인 새만금이 살기 위해선 수질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담보할 수 없다. 만경강과 동진강을 막아 만들어진 새만금호의 수질은 지금도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지적받고 있다. 새만금이 성공하기 위해선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을 잡아야 한다. 다행이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공사를 설립해 내부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새만금 수질이 중요해졌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살아야 새만금이 산다는 기획기사를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연재한다.

  해묵은 논쟁처럼 여겨지던 새만금호 수질 이슈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20년 중간평가가 눈앞에 도래하고 있고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속도감 있게  새만금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새만금 수질문제는 2006년도에 방조제가 완성되면서 관심이 뜨거웠던 ‘개발과 보전’의 대립적 틀에서 그동안 ‘목표수질 달성’이란 평가의 틀로 전환되어졌다.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존 수질정책에 대하여 완성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으로 성패를 판별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큰 의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추진된 정책의 효과에 대한 검토와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새만금 수질문제를 한 발짝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 수질정책은 방조제 체절이후 상류지역의 오염저감 사업을 위주로 처리시설의 증설, 총인처리시설의 확충, 왕궁축산단지 매입을 비롯한 비점오염대책 등 다양한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지금도 이러한 수질대책 사업들은 추진되어지고 있으나 사업예산 규모나 속도는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이다. 최근 새만금개발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아 속도를 내고 있고 수질도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는 지금이 더욱 수질개선 사업에 속도를 내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질정책이 좌고우면하는 듯한 모습인데, 이는 대내외적 도전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수질측정망 운영결과에 따르면 상류의 적극적 수질정책은 일정 수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하여 2조원을 투입하였다고 하는데, 전국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기초시설 확충을 위한 공통 예산을 제외하면 실제 새만금 수질만을 위한 투자액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점을 고려하면, 점오염대책을 비롯한 상류유역에 추진된 수질정책은 대체적으로 사업목적을 달성한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에 비하여 수질환경에 대한 모니터링 정도에 머물렀던 호소 수질대책은 소극적이었으며 추진사업도 변변치 않아 효과가 다소 미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점오염대책 이후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상류지역의 비점오염대책도 그다지 신통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렇듯 근래에 이르러 새만금호의 수질정책이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이유로 새만금 유역의 몇가지 딜레마적 상황을 지적하고 싶다. 상류 하천유역에서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하수처리장증설과 같은 점오염처리시설 등 상류에 집중했던 대책들이 대부분 마무리되어감에 따라 수질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대상이 마땅히 없는 것이다. 또한, 농업이 기반산업인 새만금 유역에서 축산과 농업에서 유발되는 비점오염 억제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으며 사업효과도 아직 별 진전이 없다. 새만금호 유역은 더 어려운 현실이다. 새만금호 수질이 그동안 완만하게 악화추세를 보여왔는데 이 원인의 하나는 호내 처리시설을 과감히 진척시키지 못한 것에도 있다.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시설투자와 대규모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방대한 새만금호 수질을 개선을 이루려면 대규모 인공적 처리시설의 설치가 필요하여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자연생태에 대한 국민적 의식도 높아져 있고 해수유통 문제 등 변동성 있는 주변 상황에 따라 더욱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새만금 현장의 상황은 수질정책에 대한 구체적 방향설정을 더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다. 새만금호 중앙부의 준설이 마무리되고 부근의 동서2축도로 공사도 진척되어 이르면 내년부터는 새만금호의 흐름과 수질환경이 계획하였던 형태로 자리잡게 된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호소 수질환경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새만금호의 수질정책에 따라 항구적인 새만금 수질의 향방이 갈리는 중요한 시기가 도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보다 선명한 수질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고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새만금호 수질개선을 위해서, 바야흐로 호소 처리시설이 실제 설치되고 가동되어야 할 시점이다.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량을 줄이는 데에는 분명 현실적 한계가 있을 것이며, 호소에 처리시설 없이 스스로 수질이 개선되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인 일일 것이다. 새만금호가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생태를 지향하여야 하나 현재 오염물질의 정화 없이는 수생태의 건강성을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고민스런 상황에서 쉽게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해수유통을 통한 해결책일 것이다. 실제 새만금호 수질은 해수유통량에 민감한 경향을 보여왔다. 호내보다 깨끗한 외해의 해수를 이용하여 일종의 희석을 도모하는 해수유통이 호내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는데, 지금까지 새만금호는 소극적이나마 해수유통을 해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극적 해수유통만으로는 현재처럼 점진적 수질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적극적인 호내 수질대책이 강구되지 않은 상태의 해수유통은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수유통하면 모든 수질문제가 해소된다.’는 식의 단편적인 주장은 해수유통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유발하여 새만금호 수질보전에 대한 도덕적 해이와 정책적 소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해수유통은 적극적 수질관리 대책이 수반되어야하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 해수유통은 새만금호 수질관리를 위한 도구이지 목표가 아니다.
  결국, 해수유통이든 기존 계획에 의한 담수화든 새만금호의 수질보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질정책과 저감시설이 강구되어져야 하며 국민적 관심과 참여도 필요하다. 앞으로 본 논고에서는 새만금에 대한 이해가 깊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만금 수질에 대한 기획시리즈가 이어진다.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가 이해 없이, 단편적 해수유통 이슈로 그동안 쌓아온 모든 노력과 비용을 블랙홀로 만들고 실제적 수질개선에 혼란만을 유발하는 상황을 경계하면서, 앞으로 이어지는 논고에서 새만금 수질보전과 건강한 수생태 조성을 위하여 나아갈 방향과 당면과제의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의미 있는 논의가 계속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곽동희 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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