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영농조합법인 '반햇소'의 전병술 대표(47)는 육가공 식품공장을 운영한다. 전 대표는 대전에서 유통업을 하다가 2005년 고향 무주로 귀농했다. 그런데 귀농 12년만에 너무 많은 일을 벌였다. 도움의 손길은 절실한데 서류를 도와줄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전 대표의 사업 확장 의지는 멈출 줄 모른다./

◆미경산 한우보다 맛있는 칡소

귀농 후 3대째 소 사육농장을 이어받은 전 대표는 2009년 정육식당을 개업했다.
그런데 식당 매출이 크게 오르자 소고기 비선호부위 잔량이 증가했고, 처리가 어려워졌다.
이에 전 대표는 비선호부위를 이용해 소시지, 떡갈비, 사골곰탕 등을 제작·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가공품 인기가 얻으며 육가공 분야의 매출 비율이 크게 올랐다.
또한 육가공 제품이 품질을 인정받게 되자 타지역 공장에 육가공 제품을 발주했던 도내 한우영농조합법인들이 '반햇소'에 육가공 계약을 의뢰해 왔다.
현재 완주군 '한우프라자'에 육가공 제품을 납품함은 물론, 김제 '총체보리', 순창 '물통골한우', 임실 '여무누리' 등 브랜드들이 충남 업체에서 눈을 돌려 '반햇소'에 OEM 주문을 넣기로 했다.
이들 업체의 소고기를 가공해 소시지, 떡갈비, 곰탕, 육포 등으로 납품하려면 지금의 공장은 너무 협소하다.
이에 전 대표는 무주농공단지 내에 1만560㎡(3,20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했으며, 2017년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시설을 갖춘 1,320㎡(400평) 규모의 식품가공공장을 건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9년부터 약 100여두의 한우를 사육해 온 전 대표는 이 중 32두의 '칡소'를 사육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주군이 위탁한 25두의 칡소가 포함됐는데, 군은 '칡소'를 특화용으로 사육키로 하고 10개 농가에 75두의 칡소 사육을 위탁하고 있다.
전 대표는 칡소의 사육 및 중계와 함께 사육사양을 메뉴얼화해 가공분야까지 농가를 상대로 교육하고 있다.
고기는 칡소 및 미경산우로만 출하하며, 사육 시 무제한 급여를 고집하는 것 또한 전 대표만의 사육 방식이다.
사료를 무제한으로 급여하면 어릴때부터 스트레스가 없어 적당량만 먹고, 연하면서도 기름이 적은 육질을 생산한다.
반대로 제한 급식을 하게 되면 소들이 폭식을 계속하게 되며, 스트레스는 많아지고 기름은 많아지는 육질을 생산한다.
두 종류의 육질과 맛은 확연하게 틀리다.
한 번 칡소 맛을 본 고객들이 서울에 칡소 전문점 공동 개점을 부탁할 정도다.
무주군 칡소연구회 회원이기도 한 전 대표는 "육즙이 풍부하면서도 높은 감칠맛에 칡소에 반해버렸다"면서 "아직 칡소 맛을 아는 소비자가 적어 수요도 적지만, 고급육으로 브랜드화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에 낼 충분한 재료"라고 '칡소'에 대한 평을 내놨다.

◆청년 창업, 프랜차이즈에도 관심

연간 매출 약 15억원을 올리고 있는 '반햇소' 대표 전병술씨는 음식점의 소시지, 떡갈비, 부대전골 등의 메뉴와 함께 사골곰탕과 분식집까지 다양한 프랜차이즈 개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육가공품 유통을 오랫동안 해 왔던 전 대표는 프랜차이즈화 작업을 통한 사업 성장 사례를 많이 봐 왔다.
때문에 한우레스토랑 세프들과의 모임은 물론, 컨설팅 전문가들까지 멘토로 참여시켜 양식, 일식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프랜차이즈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청년창업'에도 관심이 많았던 전 대표는 마을 청년층이 식당 앞에서 호떡 및 커피를 판매할 수 있도록 부지와 시설, 전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반햇소'와 연계될 수 있도록 떡갈비 판매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반햇소' 및 '한우'와 연계만 된다면 창업을 문의해 오는 청년들에게 햄버거 패티·핫도그 소시지 공급, 교육 및 지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한우 고로케', '한우 만두', '한우 소시지', '한우 떡갈비' 등 전 대표가 시도할 프랜차이즈 상품은 무궁무진하다.

◆너무 많은 아이디어

하고픈 아이디어가 많은 전병술 대표는 추진할 목표도 많이 세워 놨다.
지금의 유행에 맞는 고급육(대량 마블링) 출현이 아닌 연한 저지방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미경산우와 칡소 사육에서 가공, 숙성 방법까지 메뉴얼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 따로 1,320㎡(400평) 규모의 '한우프라자'를 만들고 싶다.
그 속에 로컬푸드 매장을 만들어 지역 소상인들에게 가게를 지원하고,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싶다.
또 창업 공간도 만들어 많은 사람이 다양한 창업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
그 사람들과의 만남의 광장으로 건물을 이용하고, 함께 홍보도 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내년에 가공 공장이 완공되면 시작할 계획들이다.
아울러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서의 판매와 함께 '함꿈농'에 진입하는 것도 내년도 계획이다.
'함꿈농'은 페북에서 제철 먹거리를 판매하는 전국 농산물 생산자 전문가 모임이다.
역시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에 경쟁력 있는 축산물을 선보이고 싶다.
내년 5월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리 먼 미래의 계획은 아니다.
특히, 4대째 가업을 이어받을 아들 2명이 소 사육 및 가공 교육을 위한 유학이나 학업에 정진하고 있으니 가업 전수때까지의 어떠한 역경도 두렵지 않다.
전 대표의 에너지는 이렇게 확실한 미래에서 나오는 듯하다.

◆어려움

전병술 대표는 아이디어가 많은 만큼 부족한건 일손이다.
운영하는 식당만 해도 매출이 관내에서 1~2위일 정도로 일손이 딸린다.
그런데 수많은 기계를 구입하고, 부지 및 가게를 등록하고, 서류를 만들고 하는데 일손이 부족한게 불만이다.
사업 아이디어 역시 사업별로 컨설팅을 받아야 하고, 사업계획서까지 작성하려면 전문가 손길이 절실하다.
소를 사육하고, 공장을 가동하고, 회원들 교육하며, 각종 모임까지 참석하는데만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전 대표는 "모든게 힘든 것보다 오히려 재미있어 각종 사업이 중단 없이 추진되는 것 같다"면서 "서류 문제는 일산에 있는 여동생을 꼬드겨 귀농시켜 해결해야 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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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6차 산업을 꿈꾸는 젊은 농부

 『기  고』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윤 대 순

한국소는 4~6세기 경 한반도에서 농경문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가축화되어 농경용 역우로 변화됐다. 쇠고기를 식용으로 한 것은 소가 수렵과 목축의 대상물이 된 후이며, 소가 농경문화의 발달과 함께 농우로서 크게 이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생활양식의 현대화에 따라 소는 우리 민족의 생활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식생활 분야를 제외하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더욱이 시장경제의 원리가 보편화되면서 축산의 기반도 날로 취약해지고 FTA/DDA협상 등 농축산물 수입개방과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어려움은 더욱더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의 한우 사육은 264만두로 전년보다 0.3% 감소했으나 육우 마릿수는 12만8천 마리로 20.5% 증가했고, 한육우 사육 농가는 9만1천호로 5.6% 감소했으나 농가당 사육마릿수는 30.4두로 전년보다 1.9마리 증가했다. 비육용 마릿수 감소에 따라 배합사료 생산량도 전년보다 1.5%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 송아지 입식 의향은 고기소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늘려나가겠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7년 한우사육 규모는 다소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군에서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칡소 사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반햇소영농조합법인’ 대표 전병술씨는 대전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다가 2006년 귀농했다. 지역의 젊은이들을 규합하고, 칡소를 특화시켜 나가보려는 의지가 너무나 강하고 농업을 중심으로 6차 산업 기반을 구축하려 하는 등 젊은 기업인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자이다. 

칡소는 육질이 연하고 담백·고소한 맛으로 인해 옛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려졌던
토종 한우다. 칡소와 흑소, 누렁이를 토종한우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의 진짜 토종한우는 온 몸에 칡 넝쿨 같은 줄이 나 있는 칡소와 검은색의 흑소이다.

무주군은 농민도 부자되는 세상 무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무주, 깨끗하고 신선한 안전농산물 생산, 농·특산물 대축제, 직거래장터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지역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칡소 수정란 이식을 성공, 칡소를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어 향후 전국 제일의 칡소 생산지역으로 거듭 날 것이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희망의 싹을 틔워가는 무주군은 사람이 모여드는 농촌으로 탈바꿈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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