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표고버섯연구회는 발족한지 4년밖에 안된 신생농업연구회이다. 장수군과 연구회 회원들은 짧은 시간에 표고버섯을 장수군을 대표하는 사과, 한우와 같은 특산품 반열에 올려 놓았다. 장수표고가 지역특산품이 된 이유는 장수지역이 표고버섯에 특화된 지역적 유리함을 갖추기도 했으나, 이순범(62)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열성과 장수군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이순범 회장은 전국적으로 표고재배 기술 표준이 적립되기 전 장수군 귀농인들과 함께 표고버섯을 장수군 대표 특산물로 키워냈다./

◆표고 적합지 장수군

이순범 회장의 고향은 서울이다. 평생 장수군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 회장이 장수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이 작용했다.
은퇴한 지인인 전 서강대총장을 만나러 장계면을 찾았다가 장수군 자연환경에 반했다.
버섯 포자는 빙하시대를 견딜 정도로 추위에 강한 반면, 40℃에서 3시간만 노출되도 모든 균사가 죽어버릴 정도로 더위에 약해 고랭지에서 재배가 적합한 품종이다.
사과와 똑 같은 재배조건을 가진 표고버섯을 키우려면 준고랭지인 장수가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런데 지인마저 장수군 귀농을 추천했고, 장수군 역시 2011년부터 귀농·귀촌단지를 분양하고 있어 이 회장이 장수읍 송학골 뉴타운에 입주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 회장은 갑상선암 수술을 4번이나 실시할 정도로 건강이 안좋았고, 의사들이 마지막으로 '환경을 바꿔보라'고 권유해 귀농에 관심을 갖던 차였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작목을 찾던 이 회장은 '표고'를 선택했고, 국내에서 표고버섯 연구를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던 여주산림버섯연구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에서 1년간 버섯 전문가과정을 이수한 이 회장은 2013년 장수군 5명의 표고농가와 함께 연구회를 조직하고, 장수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회원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회가 발족됐고, 교육이 시작됐으며, 장수군의 지원에 힘입어 이제는 45명 농가가 참여하는 연구회가 됐다.

◆장수군 귀농 뉴타운 이장

연구회는 회원들의 교육을 비롯, 재배농가 간 상호정보교류 및 기술을 공유하고, 현장컨설팅 및 가공품 개발까지, 표고버섯이 장수군의 특화품목으로 자리잡기 위한 초기 정착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장수군 '한우랑 사과랑' 축제에 참여해 표고버섯을 장수군 3대특화품목으로 올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장수드림표고'의 포장박스를 제작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순범 회장은 현재 표고버섯 재배를 중단하고, 회원들의 교육 및 기술지도, 자체브랜드 '장수드림표고'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교육이수 등 귀농을 몇년간 준비한 이 회장은 정착 초기 귀농·귀촌 뉴타운에서 약 330㎡(100평) 규모의 버섯재배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장수군농업기술센터의 표고버섯 재배기술 수준도 열악했고, 준비가 부족했던 귀농·귀촌인들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 회장의 시설이 항상 시범재배지로 선정되는 등 앞서가자 귀농인들이 '특혜 의혹'으로 집단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건강을 해치기 싫었고, 오해도 사기 싫었던 이 회장은 지인에게 농장을 넘기고 소득사업을 중단했다.
대신 뉴타운 이장을 맡아 마을일을 도우면서, 표고버섯 회원들의 교육 및 장수친환경영농조합 이사를 맡아 '장수드림표고'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여주연구소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하는 등 이 회장의 노력은 인정받기 시작했다.

◆연구회와 장수군의 공동 노력 결과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초기 5개 농가에 불과했던 표고버섯 재배농가는 50농가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군농기센터에서는 초기 5만봉의 배지를 공급하던 것을 지금은 44개 농가에 80만봉을 공급할 정도로 농가수 및 재배면적은 증가했다.
소득이 오르자 자연히 회원수도 폭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판매실적 또한 2014년 4개 판매처에 11억2,500만원을 올리던 것이 2016년에는 6개 판매처에 2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장수군 표고버섯이 경쟁력을 갖춘 이유는 이러한 노력 뿐만 아니라 지리적 장점과 군의 정책적 지원이 결합된 결과이기도 하다.
장수군은 준고랭지역이어서 표고버섯 여름품목 '산조 701호'의 재배지로 적지이다.
또한 장수군청은 표고버섯을 지역특화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균종접종배지를 타지역에 비해 50% 정도 가격에 공급한다.
이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한 혜택으로, 6개월에 330㎡(100평)당 1만봉의 배지가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무척 큰 경쟁요소이다.
또 여주연구소가 개발한 겨울용 배지 '산조 701호, 참아람' 보급으로, 장수군 표고버섯 생산량은 올해 360톤까지 늘었고, 농가 소득도 2년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이와 함께 연구회는 직거래, 도매시장(광주, 전주), 공장납품, 전자상거래 등 판매처를 확대하고, 생표고 및 슬라이스와 분말 등 상품을 다양화 해 전체 판매량 증대에 노력하고 있다.

◆무엇이 중헌디? '기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라고 이순범 회장은 강조한다.
어차피 330㎡(100평)당 4~5,000만원 시설비를 투자한 표고버섯 재배사다.
이를 놀릴 수 없어 겨울품목 재배까지 노력을 기울인다.
겨울품목을 판매해야 여름품목을 구매했던 단골 소비처들이 유지되기도 하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1년 동안 고생해 버섯을 재배하고도 어떤 회원은 kg당 5,000원 미만의 도매가격을 받기도 한다.
헛고생하고 손해까지 볼 수 있는 단가다.
보통 장수군 공판장 도매가로 초보자는 kg당 6,000원짜리 품질의 표고를 출하한다. 소매가격으로는 1만~1만5,000원 정도의 품질이다.
경력 3년 정도 되는 중급자는 kg당 8,000~9,000원 정도의 품질을 생산한다.
하지만 고급자는 kg당 1만~2만원대의 품질을 납품한다.
품질과 가격이 천차만별일 정도로 기술력 수준은 중요하다.
이순범 회장은 "표고는 햇빛, 환기, 온도, 습도 등 노출 기술에 따라 천차만별로 자라는 매우 섬세한 작목이다"면서 "노동 강도가 약해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꼼꼼하게 다루는 기술이 없으면 단 한 번에 버섯 균사가 날아가 망할 수도 있는 품목"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표고버섯 재배농가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가격이 유지되는 이유는 농사를 망치는 농가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재배 적지의 유리함이 있더라도 세심한 관리는 필수"라고 말해 표고 농사가 만만치 않음도 암시했다.
또한 연구회는 기존 지면 및 전면재배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리던 것을 균사 및 상면재배방식으로 전환해 품질과 소득을 높였다.
아울러 90일 배양한 갈변배지를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회원농가의 배지비용을 47% 절감시키기도 했다.

◆어려움

이순범 회장은 특히 표고농사에서 '종자'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 전국 표고버섯 배지 생산은 초보단계였으나, 2016년 현재 전국적으로 배지 재배기술이 활성화되면서 기술이 평준화되고 있다.
장수군 역시 배지 생산에서 한계에 봉착한 느낌을 받고 있다는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군농기센터가 처음 배지를 공급하던 때만 해도 장수군 표고버섯농가는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센터 배지공장에서 근무하는 일꾼들이 메너리즘에 빠질만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반 생산농가들은 24시간, 365일 배지 생산기술을 연구하고 노하우를 축적하며 더 좋은 배지 생산에 매달렸다.
결국, 요즘은 일반 배지에 품질에서 밀리는 느낌이 들 정도라는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표고는 결국 품질 싸움인데, 이젠 전국적으로 평준화되는 분위기"라면서 "장기적으로 군센터 배지생산소를 민간으로 이양해 경쟁력을 높여가야 시장에서 승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군의 추가적 보조사업을 촉구했다.
현재는 관내 330㎡(100평) 규모의 시설이 많이 확대된 상태다.
군이 초기 330㎡(100평) 시설의 40%를 지원한 덕이다.
하지만 전국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인 부부가 990㎡(300평) 규모의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이에 준하는 지원이 있어야 규모화가 진행되고, 장수군이 표고 주산지로서 전국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전문인력 발굴 및 개별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서도 규모화는 필수 방향이며, 유통 분야에서도 단지화로 계통출하가 이뤄져야 유리하다"면서 "이는 군이 지원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수군 표고버섯 재배 실력자 최영호(50)씨는 "장수군이 표고버섯을 특화해 성공하는 듯한 모습에 타 지자체들이 쉽게 접근할 경우 급속한 포화상태에 도달해 공멸할 수도 있다"면서 "도내 블루베리, 오디농사 등 공멸 사례를 감안해 중앙 차원에서 지역별 특화 지원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장수군 표고버섯연구회는 교육과 생산에 치우쳤던 기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가공 및 유통 쪽에 노력을 기울여 농가 소득 증대 및 지속 가능한 지역 농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순범 회장은 "장수군에 표고버섯 생산이 정착 단계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제가격 받는 농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때가 됐다"면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확대해 종합영농법인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고 연구회의 방향을 설정했다.
충북의 경우 자치단체가 유통 조직을 육성하고, 농가에서 제품을 수거해 선별한 후 8,000~1만원/kg대에 판매하는 등 활성화 정책을 펴 크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결국, 소득과 연계돼야 농가와 품목, 지자체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며 "표고 또한 우리 회원들과 지자체의 의지에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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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수드림 표고버섯 연구회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이성구 지도관

표고(瓢菰:pyogo)는 예로부터 향심, 마고(磨菰), 참나무버섯 등 여러 가지의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에서는 샹구, 일본에서는 시이타케라고 불렀다. 담자균아문 주름
버섯목에 속하는 버섯으로 봄, 여름, 가을에 걸쳐 참나무류나 밤나무 등 활엽수의 죽은 나무나 죽은 가지에서 발생하며, 맛이 뛰어나 송이 및 능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주요 식용버섯으로 취급됐다. 또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에서 즐겨 먹었으며, 임금님께 진상
되기도 해 일찍부터 인공재배에 대한 시도가 이뤄진 품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표고재배에 대한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주산지는 경상도와 전라도 등으로 기록됐다.

표고의 일반성분은 단백질과 지방질, 당질이 많고, 비타민 B1, B2성분과
항암, 항종양 다당체 물질인 렌티난(Lentinan)이 함유돼 있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고혈압 예방과 당뇨,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수군에서는 표고버섯을 권역별 특화작목으로 육성하면서 귀농자를 중심으로 2014년 1월에
표고버섯연구회(장드림표고)를 조직했다. 품목별 농업인 연구회에 가입한 회원들은
학습활동을 통해 재배기술을 연마하고, 회원 상호간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 장수군 버섯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는 품목연구회로 발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표고버섯을 지역특화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톱밥배지배양 센터를 중심으로 참여 농가를 확대하고 재배기술을 정착시키는 등 농가소득 향상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표고버섯을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가가치 향상 등
다양한 제품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표고버섯 톱밥배지 배양센터 운영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양질의 표고버섯 톱밥
배지를 희망농가에 공급함으로써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과 세계 속에 장수농업으로 정착시켜 나가는데 힘을 모아가고 있다.

전북농업기술원 역시 시군단위 품목별농업인연구모임 조직을 활성화시켜 지역특화
작목 육성으로 FTA개방화시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수출농업의 저변 확대를 통해 전북농업을 미래성장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나아가 ‘농업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행복한 농촌을 만들어 나가는데 지도사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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