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주군교육통합지원센터 임성희(왼쪽) 팀장과 완주 양화분교 최광용(가운데) 교사가 지난달 26일 양화분교 도서실에서 전라일보 이병재 교육부장의 사회로 교육공동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올해 신년기획으로 진행한 ‘교육공동체를 회복하자’를 통해 도내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보도했던 내용을 토대로 전문가들과 함께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지역교육 현장에서 여러 활동을 펼쳐온 임성희 팀장(완주군교육통합지원센터)과 최광용 교사(완주 양화분교)를 지난달 26일 오후 양화분교 도서실에서 만났다.

▲교육공동체는 어떤 개념인가?
-교육공동체는 학교하고 지역하고 대등한 관계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90년도 학생운동을 하다가 진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는 학교와 교회가 거의 대등한 위치에 있었다. 지역에 무슨일이 있으면 학교에 모였다. 공동체의 본 모습이 그런 것이라 본다.
최근에 교육공동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교사는 있는데 학교 구성 주체의 하나인 학부모는 어정쩡한 위치다.
공동체는 학교와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의 사람들, 설령 교육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같이 도울 수 있는 집합체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양화분교에서의 교육공동체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교육공동체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 세 그룹의 역할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학교랑 바로 울타리를 마주하고 있는 지역주민들과의 교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학교에서 생각해낸 것이 체육대회에 지역주민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윷놀이라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완주군교육통합지원센터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지난해 문화예술진흥센터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지원받은 적이 있었다. 교사 4~5명이 들어와서 아이들과 모둠을 이뤄 활동하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교사가 1명일 때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제대로 관찰할 수 없지만 여러 명의 교사가 함께 참여하니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도 1:1로 개입할 수 있었다.
그러던 차에 올해 초 통합교육지원센터의 팸플릿을 보고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신청했다.

▲교육통합지원센터 지원을 받으면서 도움이 된 점은?
양화분교는 작은 학교여서 상담교사 배치가 안된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고민을 전문가와 나누고, 센터와 연계하고 그 뒤의 피드백까지 가능했던 점이다.
규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민주적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됐다. 아지트 프로젝트 안에서 서로 토론하고 투표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힘이 있는지,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교육통합지원센터의 역할과 의미는?
전국에서 유일한 교육을 전담하는 중간지원조직이다. 교육청과 지자체의 중간지대, 학교와 아이들 사이의 중간지대, 학부모와 학교의 중간지대, 지역사회와 학교의 중간지대에 있다.
중간지대라는 게 그레이가 아니라 같이 만들어가는데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집중하는 것은 교육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다.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이 변하면 교사의 눈빛이 달라지고, 그러고 나면 학부모가 움직인다. 그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교육통합지원센터 프로그램 방향은?
교육 통합할 때의 통합은 교과통합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제중심 수업이라고도 말한다. 여러 형태의 경험을 아이들이 집중해서 할 수 있게 주제를 묶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수업도 비가시적인 것을 준비하는 시간이 70% 이상이다. 결국은 어떻게 주제중심으로 아이들과 수업을 할 것이냐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하나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을 지원하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교사들끼리 융·복합으로 주제중심 수업을 진행했을 때 우리 같은 기획팀이 어떤 부분을 지원해 줄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실제 학교현장에 들어가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낌점은?
-처음에는 우리 수업을 방과후학교로 쉽게 생각하는데 한달 또는 두달 가량 지나가면 다르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보려고 애쓰면서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잘 자라도록 어떤 성장발달을 지원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러는 한편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의기소침하거나 자기주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이들은 지역에서 이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과거에는 학부모를 설득을 해봤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서 완주에서는 교사들에게 아이의 상황을 전하고 있다.
보통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거부하는 게 대체적인 반응인데 양화분교에서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전했을 때 선생님이 오히려 ‘이 아이는 지금 이런 상황이다’고 언급을 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전주 등 다른 지역에도 중간조직 필요하지 않을까?
-도내 시군 교육청에서 벤치마킹을 많이 다녀갔다. 그런데 정말 배우고 싶어 오는 사람도 있고, 프로그램만 가져다 쓰려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인 경우에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 교육을 맡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

▲전북 교육방향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학부모 교육과 교사 연수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학부모의 갑질 사례를 교사에게 주고, 교사의 갑질 사례를 학부모에게 줘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서로 입장을 바꿔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많은 학부모들이 주변 1~2명과 이야기 한 뒤 바로 상급기관에 신고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많다.
이러한 사례들을 모아서 연구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실질적인 교사 연수에도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자체와 교육청에 바라고 싶은 것은?
최=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는 하다. 우선 교육통합지원센터처럼 중간 매개로 들어와서 아이들의 성장발달지원을 연결해주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한다.
실제 아이들의 어려움은 가정안의 어려움일 경우가 많다. 그 아이들의 문제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제 행동을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집중하고 싶지만 그러다보면 다른 아이들이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다.
지자체에서 예산이나 기자재 지원도 좋지만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교육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가정까지, 지역사회까지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학교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문제는 가정 해체에서 오는 원인이 상당히 크다. 지자체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왜 지자체가 지원해?’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학교에 가기 전에 이미 가정이 해체된 상태인데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 학교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가정이 해체 되는 건 지역주민의 문제다.
교육청에서도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할 때 예산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조직팀과 같은 외부의 지원세력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끝>
/정리=김지혜기자 kjhwjw@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