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생육단계 국내 첫 구명··· "사막에서 심 봤다"

<천마재배기술 개발 '선구자' 김창수 박사>비가림하우스 재배 이어 상자재배 특허 출원 등록 황성조 기자l승인2018.04.17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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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가 농업 연구 및 생산 등에서 농생명 집적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농생명 연구가 생소하다. 전라북도 도민에게 역시 그렇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및 시군기술센터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농생명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도내 농생명 연구 현장에서 결과물이 농가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파급력이 향후 전북 농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예상해 본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원들에게 향후 전북 농생명 산업이 가야 할 방향도 물어 봤다./

 ◆무주 천마

천마(天麻)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예부터 한방에서 신경질환 치료제와 건강보양식으로 이용했다.
현재는 천마의 가스트로딘이 뇌혈관 질환에 좋고, 에르고티오닌 등 항산화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천마는 전 세계적으로는 50여종, 우리나라에는 3종이 있다.
천마는 깊은 숲속에서 자생하며, 지상부는 퇴화되고, 지하부는 고구마처럼 생겼다. 천마는 광합성을 하지 않는 땅속식물로 생육 적온이 20~25℃로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고, 고온기에 지온이 낮아야 재배가 잘된다.
무주지역은 예부터 천마가 자생하고 있었고, 지대가 높아 여름철에도 서늘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어 농가들은 오랜 기간 천마를 재배해 소득 작물로 육성해 왔다.
무주는 천마의 주생산지다. 이 지역에서는 현재 천마를 100% 노지에서 재배하고 있다.

◆이상기상 대응 안정생산 및 우량자마 생산기술 필요

야생 천마가 자라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줌으로써 재배가 가능하다. 천마는 뽕나무버섯균과 궁합이 잘 맞는다. 천마는 스스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뽕나무버섯균사에서 영양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노지재배 시 이상기상(폭우, 혹서, 혹한 등)에 의한 연차 간 수량성 편차가 크고, 동절기 한파(동해) 및 하절기 장마(습해, 병해)로 수량이 20~30% 이상씩 감소한다.
또한, 토경재배 시 연작장해로 초작 대비 연작 1회시 29%, 2회시 68%까지 수량이 감소한다.
아울러 천마는 보통 4월에 정식해 그 이듬해인 11월에 일시 수확을 하게 되는데, 홍수 출하로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관 기간이 짧아 생(生)천마 공급이 매우 어렵다.
특히, 현재까지 천마의 생활사 및 생육단계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연구 결과가 없고, 품종도 없으며, 계속된 무성번식 자마(재래종) 사용으로 퇴화 현상이 발생해 수확량이 15% 이상 감소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비가림하우스나 실내시설에서 안정적으로 천마를 생산할 수 있는 재배기술과 공생균을 활용한 유성자마 생산 기술이 필요했다.

◆시설재배 및 ICT 활용 신기술 개발로 원천기술 확보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약초시험장 김창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3년간 기후변화 대응으로 천마 비가림하우스 재배기술을 개발한 결과, 기존 노지 대비 수량이 49% 이상 증가했고, 상품성이 5~10% 향상됐으며, 부패 율은 20~30% 감소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원목 배치 구조를 口(田)자로 개선한 결과, 기존 5열종 배열 방법에 비해 수량이 75% 증가했고, 상품성도 5~10% 향상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유기물 종류 및 시용량을 연구한 결과, 가축분퇴비(3,734㎏/10a), 혼합유박(565㎏), 녹비작물(2,000㎏)을 선발했고, 이들을 처리한 결과 수량이 34~42% 증가했다.
그런데도 토경재배 시 연작장해가 심하고, 최근 폭우, 혹서, 혹한 등 기상변화에 의해 연차간 생산량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김창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천마의 안정생산을 위해 천마 전용배양토와 상자, 베드를 이용한 재배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 및 등록했다.
또한, 천마의 연중 생산을 위해 ICT 제어시스템을 활용해 천마의 생육단계를 국내 최초로 구명했다.
개발된 기술은 재배기간도 단축하고, 천마 수량성이 200% 이상 증가하며, 농작업이 편리하고, 연작장해도 없다.
이와 함께 계속된 무성번식 자마 사용에 따른 퇴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생균 동시접종법을 이용한 유성번식 자마 생산 기술을 개발했고, 자마 생산의 전단계로 천마 종자를 연중 확보하기 위해 저온처리 휴면타파 기술도 개발했다.
전북농기원은 우량자마는 빠른 시일 내 농가에 보급될 수 있도록 현장보급체계를 구축하고, 선도농가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천마 재배기술의 진화

약용작물은 땅에 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수확해야 품질이 좋은 걸로 인식됐다.
재배기간이 길어져야 주요 성분 함량이 높아지는 작목도 있지만, 천마는 공생균(뽕나무버섯균)이 참나무를 분해해 천마에 영양분을 축적하는 방식이어서 재배 기간과 품질이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또한, 최근 이상 기상에 의한 피해로 연간 수량성 편차가 크고,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창수 연구팀은 ICT를 활용한 천마 시설재배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2년 1기작 재배에서 1년 단위로 연중 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비가림시설만 해도 수분과 온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기존 노지재배 보다 수량과 상품성은 높이고, 부패 율은 감소시켰다.
더욱이, 인공배양토를 이용해 완전 밀폐된 시설에서 생육단계별 온도, 수분 함량 등 환경적 요인을 ICT기술로 제어함으로써 재배기간도 단축하고, 연중 생산도 가능케 했다.
여기에 수확 비용이 절감되고, 품질이 향상되며, 다단재배로 수량도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균활착기 등 4단계의 생육단계를 설정하고, 생육단계에 맞는 환경조건을 확립했다.
김창수 연구팀장은 "아직까지 다수성 천마품종이 없는 상황인데, 자마의 퇴화기간은 5~6세대여서 5년마다 활력이 좋은 우량자마를 보급할 경우 생산량은 4배 이상 높아진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파급 효과  

최근 우리 사회는 건강을 최고 가치로 여기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중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뇌혈관 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마'가 급격히 인기를 얻고 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지역특화작목 육성과 농가소득 향상을 목표로 ICT기술을 활용한 천마 선도농가를 육성하려 한다.
천마는 무주군을 중심으로 전북지역에서 전국 재배면적의 66%, 생산량은 76%를 차지한다.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비가림재배기술은 천마 주산지인 무주군을 비롯한 전북지역 4개 시군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6억원을 투입해 시범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량 자마 생산기술은 무주군농업기술센터에 2017~2018년까지 2년간 시범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김창수 팀장은 "시범사업 후 개발기술이 천마 재배에 확대 적용될 경우 36~12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농촌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해결은 물론, 소규모 농업인 및 귀농·귀촌인에게도 천마는 매력적인 품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되는 천마 시장

국내에서 1981년 천마 인공재배가 시작된 이래 37년이 흘렀다. 이에 주위에서는 "아직도 재배기술을 연구하냐"고 연구팀을 질타한다.
하지만 김창수 연구팀이 천마 연구를 시작한지 8년째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어서 "사막에서 길을 찾는 느낌이었다"고 김창수 팀장은 그동안을 소회한다.
그만큼 애로사항이 많았고, 어려움이 컸다.
반대로 연구팀이 축적한 결과물은 독보적이다.
천마는 재배적 특성상 공생균이 필요하고, 우리나라 노지환경에서 2년 1기작 재배가 가능하다.
광합성을 하는 일반작물과 재배조건도 다르다.
더욱이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시설비 및 재료비 절감, 품종육성 등 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그럼에도 천마의 사업성은 매우 밝다는 게 김창수 팀장의 주장이다.
2011년 기준 전국 110ha 가운데 전북지역에서 75ha 정도 재배했고, 지금도 전국 재배면적(55ha)의 66%를 전북에서 재배하고 있는 만큼 지역특화작목으로도 우뚝 서 있다.
김창수 팀장은 "개발된 기술들과 어우러진 천마는 앞으로 소규모 농업인, 귀농·귀촌인,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작목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전북에서 유통·가공업체가 함께 돈 버는 상생농업이 실현되고, 천마 주 생산국인 중국에서의 수입 보다 역수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시장을 전망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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