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이 귀농·귀촌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완주군은 또 다시 1,000가구에 육박하는 귀농귀촌 세대를 유치했으며, 고창군은 인구대비 전국 최고의 귀농귀촌 비율을 자랑하게 됐다. 이에 전국 각 사회단체가 귀농귀촌 체험 및 벤치마킹을 위해 전북을 찾으면서 농도 전북이 귀농귀촌의 선도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중 귀농인들이 모여 크게 결실을 내고 있는 고창군 베리팜 힐링파크를 다시 찾아 봤다./

◆귀농인 성공모델

오영은(50) 베리팜(berry farm) 영농조합장과 박재숙(47) 고창&베리팜 힐링파크 대표는 2005년 귀농했다.
남편 오영은씨의 사업 실패로 귀농을 결심했지만, 박재숙 대표는 처음 3년간 고생스러운 귀농 과정을 거쳤다.
처음 복분자 농사를 시작했는데, 복분자가 기후변화에 약하고, 3년을 재배해 수확 후 인삼처럼 재배지를 옮기고 땅을 쉬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최소 5년은 수확해야 투자비를 건지는데, 연작이 안된다니.
하지만 자생력이 좋은 아로니아는 복분자가 옮겨져 휴식중인 땅까지 활용할 수 있어 베리 종류의 농사에 그만인 품목이었다.
아로니아는 식재 후 3년차에 생산이 가능하기에 순환 속도가 약간 늦지만, 매년 전년대비 약 2배 가량의 수확이 가능하며, 10년차까지 수확한다.
또 온도, 습도 등 기후에 매우 강해 흙에 꼽으면 살 정도로 자생력도 강하다.
한마디로 대박 농산물이었다.
아로니아의 기능성 뿐만 아니라 호응도 및 전망도 밝아 박 대표는 이 제품의 전국 선두주자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
남편 오영은씨는 아로니아 연구회 회장을 겸임하며 생산 및 제품 개발을 맡았다.
특히, 오영은씨는 베리팜 영농조합을 만들고, 판매를 책임지면서, 현재는 귀농 농가 40여 가구를 포함, 85 농가가 참여하는 생산자 단체를 꾸려가고 있다.
일용직이지만 상시근로자처럼 수십명이 일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이제는 현지 농가들도 조합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을 정도다.

◆성공 요인은 노력

최근 검은색, 보라색, 파랑색 과일의 효능이 인간에게 더욱 좋다는 연구결과가 많아졌고, 오디·블루베리가 기능성 농산물로 뜨고 있다.
이 중 아로니아는 중세 유럽의 왕족만 먹는 과일로 '킹스베리'라 불리었다.
미국에서 '블랙초크베리'로 알려진 아로니아는 폴란드 국민과일이다.
음식이 짜 비만 및 고지혈증이 많은 폴란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폴란드 정부가 아로니아 생산을 장려했고, 현재 전세계 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항산화 작용 및 콜레스테롤 저하, 항당뇨, 혈전 형성 억제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소염, 항균, 항알러지, 항암, 항염, 항궤양과 신장강화, 노화방지, 시력보호 기능까지 갖췄다.
가히 최고의 과일이라 불리울만 하니, 귀농 성공 요인이 되고도 남았음이다.
하지만 성공 열쇠는 다른 곳에 있다.
이들 부부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이 주관하는 고창 농촌개발대학 복분자 개발과에서 3년간 교육을 받았고, 2009년에는 농촌진흥청의 '벤쳐농업' 교육을 받았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들이었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교육과 연구에 몰입하는 열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이들은 최근 서울대 '6차산업 크리에이터' 과정을 밟았다.

◆도시민이 찾는 농장 만들기

이들 부부는 사이버 농업인으로서 토착 농업인과 도시 소비자를 잇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 2011년 '생로병사의 비밀' 방영 후 월 매출이 1~2억 원으로 상승했을 정도다.
2013년 방송 후에는 블로그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온라인 회원이 2만명을 넘더니, 2015년 3만5,000명을 넘었다.
충성도 높은 오프라인 회원도 4,000명 안팎이다.
이들 부부는 방문 고객을 평생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해 홍보 광장인 '고창&베리팜 힐링파크'을 세웠다.
시험포, 공장, 사무실, 카페, 세미나실, 식당, 숙박, 농산물판패장, 농촌 체험장 등이 모여 있는 베리팜 힐링파크.
2015년엔 농가맛집을 70평으로 늘려 지난 '12년 귀농한 큰언니와 형부가 운영케 하고, 막내와 조카는 로컬푸드 판매장과 카페를 운영토록 했다.
베리팜 힐링파크는 2014년 준공한 고창 복분자 클러스터 산업단지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 전망도 밝다.
이곳엔 현재 고창국화축제위원회가 축제 및 황토체험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선운산, 고창갯벌, 고인돌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 및 체험 인프라가 충분하다.
이들은 또 체험고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시험포엔 고추, 상추, 가지, 오이, 토마토, 토끼농장 등이 있고, 캠핑도 가능하다.
가공품을 판매하고, 체험고객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며, 매출 및 농가소득을 올린다는게 이들의 목표다.
발효음료, 화장품, 제과, 잎차, 잼 등 제품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아로니아는 조금 떫은게 단점이지만, 생과일 자체로도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생과일 상태로 국내 유명 야채가게 및 마트까지 진출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유기농을 고집하는 고창&베리팜은 과즙도 당일 착즙작업 후 직거래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메르스와 소비부진이 겹쳤는데도 2015년 최소 연 10% 이상의 매출 상승은 유지하고 있다.

◆베리팜 활동

고창의 청정 농업 이미지와 향토 자원을 적극 활용해 소득 창출형 6차산업 농업관광의 모델을 만들려 노력한다.
또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와 거래를 활발히 이뤄 고창군과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등 대량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려 한다.
고창의 명소와 축제(복분자 축제, 청보리 축제, 모양성 축제)가 사계절 함께 있으니 6차산업화 경쟁력도 크다.
그럼에도 가공 사업이 못따라 주면 소용이 없다.
올해 3개 신제품이 출시됐는데, 실용화재단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아로니아유산균 발효원액이 인기다.
기존 발효원액을 보완하기 위해 유산균을 넣고 38도에서 15일간 발효한 제품이다.
아울러 지역 생산자 단체와 수매계약을 맺고 2015년에도 80여톤의 아로니아를 수매해 10톤 정도만 예비로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판매에 노력했다.
이밖에 2015년에만도 농가맛집인 '베리팜가든'을 오픈하고 못난 농산물을 1,000원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로컬푸드 못난이마켓도 문을 열었다.
수상 및 체험 실적도 꾸준하다.
2015년 6차산업을 완성한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본인증자 선정을 비롯, 제3회 전라북도 귀농귀촌 성공사례 경진대회 대상, 서울대학교 6차산업 크리에이터 과정 대상, 제2회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 은상 등을 수상했고, 베리팜 힐링파크 견학 및 체험객도 8,000여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박재숙 대표는 "2016년에는 해독쥬스, 이녀뷰티용 제품 등 시리즈 출시로 한 해를 보내려 한다"고 밝혔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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