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과 더불어 전국의 대학교가 한창 학기 중임에도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인근의 한 상가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장경식 기자
엔데믹과 더불어 전국의 대학교가 한창 학기 중임에도 22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인근의 한 상가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장경식 기자

"은행 대출까지 받았는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습니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대학 상권 회복을 고대해 왔던 자영업자 강현우(43)씨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다.

그는 팬데믹 유행 이전부터 동고동락했던 음식점을 결국 다음 달에 내놓기로 결정했다.

강씨는 "희망을 품고 가게를 열었는데 이제는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며 "점포를 내놓아도 빚이 많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임지혁(37)씨는 "버티고 버티다 못해 이제는 우울증에 걸릴 참이다. 코로나가 끝났는데, 아직도 절망적이다"며 "이제는 일말의 희망조차 없다"고 눈물을 훔쳤다.

코로나19 종식에도 전주지역 대학상권 등 자영업자들의 한숨 섞인 아우성이 여전히 터져 나오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대출금까지 받아 유지한 가게는 가파르게 오르는 은행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임대를 내놓는가 하면, 날로 쏟아지는 공실로 인해 주변 점포까지 위기를 맞고 있다.

22일 찾은 전북대학교 인근 상가는 더욱 심각해 보였다.

코로나 종식으로 함박웃음이 들릴 줄 알았던 상가는 1층부터 비어 있거나 ‘임대 문의’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빛바랜 플래카드가 찬바람에 흩날리기만 했다.

수년, 수개월째 임대 문의 플래카드를 걸어둬도 문의가 일체 들어오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가가 통째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임차인들의 설명이다.

특히 상가 2층에는 한 곳의 점포를 제외한 모든 곳이 공실 상태이자 손님의 발길이 끊겨 덩달아 자리잡고 있던 점포에도 피해를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자영업자 최모(39)씨는 "다른 점포들이 들어오지 않으니 2층이 모두 비어 있다고 생각해 손님들이 오지 않는 것 같다"며 "갈수록 손님들은 줄어들어 임대료를 내기 급급한 상황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5월)간 전주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1년 9.6%, 2022년 9.75%, 2023년(5월 기준) 9.75%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 2021년 6.8%, 2022년 6.9%, 2023년(5월 기준) 6.9%보다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전국평균 공실률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체감은 이보다 크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인적이 드문 골목 쪽 공실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메인도로의 공실률이 증가하는 특수한 상황이다. 체감상 수치를 뛰어넘는 것 같다"며 "지금 영업을 하는 상황에도 다른 임대인이 들어오면 나가는 분들이 수두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게 사정이 좋지 않아 100만 원의 월세에도 주저하시는 자영업자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대학로 상인회장은 "지금 실제로 매출이 약 23%가 감소했으며, 이전 코로나 시기와 동일한 30% 정도의 가게가 임대를 내놓았다. 한 상가는 3분의 2가 공실인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유행 당시 정부 정책에 참여해 희생을 감내한 만큼 대출이자 지원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말했다./박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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