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펀드서비스 전주센터가 10일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전북 금융생태계’ 조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금융기관 현지 사무소인데다, 위탁자산 가치평가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무관리 회사로써는 최초 이전사례로 향후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전북으로 향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나펀드서비스는 이날 더메이호텔에서 전주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오태균 대표이사, 이용원 감사 등 핵심 간부들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회의원,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하나펀드서비스는 3년간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위탁자산(주식 및 대체자산) 약 137조원에 대한 순자산가치 산출과 국내 위탁운용사에 대한 운용지침 준수 여부 점검 등 사무관리 업무를 밀착 수행한다.

이를 위해 전담인력 18명이 덕진구 만성동 전주센터에 상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북도와 전문가들은 ‘연기금 자산 운용형 금융도시’라는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지역만의 뚜렷한 금융도시 모델이 필요한데, 그동안 전북은 특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는 “전북의 여건이 부족하고 인프라 개선, 모델 구체화 등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며 “추가지정 재논의 시점은 전북의 여건 성숙에 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북도는 하나펀드서비스 전주센터 개소를 계기로 외환, 국내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분야별 금융기관을 지역으로 모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향후 ‘자산운용’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SK증권과 우리은행 전주사무소 개소 이래, 무궁화신탁, 현대자산운용, 외국계인 SSBT, BNY Mellon까지 전주에 사무소를 열면서 금융생태계 조성의 시발점이 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사무관리회사인 하나펀드서비스 센터의 개소는 자산운용 중심 금융클러스터 구축에 시너지 효과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양기진 전북대학교 교수는 “호주 상위 8개 대형 연기금 중 6개가 소재한 멜버른 사례를 보면 고급전문인력과 훌륭한 비즈니스 지원서비스는 연금운용 중심 클러스터 구축에 매우 중요한 인프라이다”며 “하나펀드서비스 전주센터 개소 역시 이러한 인프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자산운용 컨설턴트 육성, 관련 법률·회계서비스 육성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도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말 국내채권·대체자산 수탁은행으로 각각 선정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사무소 개설도 올해 안에 추진해 금융기관 집적화와 자산운용형 금융도시 조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문제는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이슈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묻혀 수면 위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금융도시 하드웨어 핵심인 전북국제금융센터(JIFC) 건립 문제, 일부 야당 의원들의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반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은 상태다.

도와 정치권, 국민연금공단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 전북 금융생태계 조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송하진 도지사는 “금융기관들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실제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이전으로 이어지는 등 전북 금융생태계 모형이 갖춰지고 있어 매우 의미있다”며 “2023년까지 전북금융센터를 건립해 금융도시로서 위상과 면모를 갖추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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