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전북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 전체가 외부와 격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일과 6일 이틀간 이 마을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9명 발생한 데다, 일가족 감염을 넘어 마을 주민들까지 확진판정을 받는 등 감염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6일 전북도와 정읍시 등은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해 양지마을 주민 75명을 대상으로 19일까지 마을 밖 이동제한과 이웃 간 접촉을 금지시킨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전북지역에서 마을 전체 주민이 격리 조치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 133번 확진자 A씨(여·정읍·30대)에서 시작된 확진은 시부모 2명, 자녀 4명, 친정오빠 1명 등 일가족 7명에게 번졌으며 이날 시부모 이웃(전북 143번·여·70대)까지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전북 134~140번, 143번 확진자로 분류된 상태다. 특히 A씨의 시어머니인 135번 확진자 B씨는 지난 3일 마을회관과 동네 모정 등에서 주민 8명과 접촉했고, 이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양지마을에 대해 사실상 폐쇄에 준하는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으며, 현재 양지마을회관에 임시 진료소를 설치해 주민 전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우려했던 ‘조용한 전파’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또 당초 감염원으로 추정됐던 133번 확진자 A씨(여·30대·정읍)가 최초 감염원이 아닌, 그의 오빠(전북 140번)가 최초 감염원으로 지목돼 140번 확진자와 관련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보건당국은 “140번 확진자가 명절 연휴 때 여동생을 만난 적 없다고 진술했는데, 추석 당일 날 133번 확진자(여동생)가 140번 확진자(오빠)의 집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때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때 감염된 133번 확진자가 시댁, 친정 식구들과 다시 접촉하면서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140번 확진자는 서울지역에서 거주하다가 9월 말 정읍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140번 확진자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정읍시도 이날 유진섭 시장의 주재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철저한 방역 관리와 대책 등에 대해 발표했다.

시는 확진자들을 즉시 군산의료원으로 이동시키고, 신속한 역학조사와 지역사회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노인, 장애인 등 집단 시설이용도 전면 금지됐다./박은기자 /정읍=정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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