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 사이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을 육박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지역 코로나19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8월 16일 수도권을 방문하고 돌아온 전북 44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6명, 도외·도내 n차 감염자가 27명에 이른다.

불행 중 다행은 27일 확진자가 0명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북 일일 신규확진자가 최대 7명까지 나오는 등 무더기 발생이 잦아 현 추세라면 전북도 조만간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 수도권 N차 감염, 전북도 확진자 급증
‘청정 전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보이던 전북도는 지난 16일 도내 44번 확진자(전주시·남·65세·서울방문)가 발생한 뒤 급속도로 확진자가 증가했다.

16일 이후 무려 40명이 감염되면서 27일 기준, 도내 누적 확진자 수는 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주말 확진자 추이만 보더라도 21일 4명, 23일 5명 등 9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지역 내 n차 감염자도 속출했다.

일례로 전북 66번 확진자(남·20대·21일 확진)는 전북 59번 확진자(송파 확진 접촉자·남·30대·20일 확진)의 접촉자이며, 전북 68번 확진자(남·40대·23일 확진)는 전북 54번 확진자(서울사랑교회 배우자 접촉자·남·50대·19일 확진)의 접촉자다.

이처럼 도내 확진자 대부분이 n차 감염됐으며, 지역 내 확산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대략적인 접촉자 숫자가 파악됐는데, 현재는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확진자는 늘고, 병상은 부족
도에 따르면 27일 기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확보된 도내 음압병상은 전북대병원 8개, 원광대병원 3개, 군산의료원 2개 등 모두 13개 병상이다.

이 중 9개 병상(전북대병원 6개, 원광대병원 3개)이 사용중이며, 잔여 병상은 4개다. 도내 감염병 전담병원인 군산의료원까지 합치면 약 36개 병상이 남았다.        

도는 병상 수요가 계속 늘어나자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전남, 광주와 함께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세 지역이 합심해 병상에 대해 공동 대응한다 해도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남아 있다”며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심각한 만큼, 병상 확보에 서두르지 않으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자가격리 대상인 도내 확진자의 접촉자 수(27일 기준)가 704명에 이르는데다, 숨어있는 확진자와 그들을 접촉한 이들까지 고려하면 추가 확진자 발생은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 시도 환자가 재배치 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도내 병상 형편은 어렵지만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중증 환자일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병상을 내어줘야 한다. 이로인해 정작 도내 환자들이 병실 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도 관계자는 “전북 상황도 심각하기 때문에 도내 환자들이 우선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 건의한 호남권 병상 공동활용은 결정까지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여, 도에서는 자체적으로 다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3단계 전환 마지노선
정부는 이번 주를 거리 두기 3단계 전환의 마지노선으로 선포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내주부터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지도 모른다.

만약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 모이는 모임 및 행사 금지 ▲모든 스포츠 행사 중단 ▲다중이용시설 운영제한 또는 중단 ▲공공시설 운영 중단 ▲고위험 및 중위험 민간시설 운영 중단 ▲학교와 유치원 등교 중단·원격수업 전환 ▲공공기관 필수인력 외 전원 재택근무 권고 등 일부 사회 경제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일상 활동이 중단된다.

이에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거리두기가 3단계로 전환되면 확진 규모는 줄겠지만, 개개인이 엄중한 상황임을 공감하고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단계조정에 앞서 모든 사람이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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