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통합)관광 정책의 ‘바이블’로 일컬어지며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른 ‘전북투어패스’.
지난 2017년 전국 최초로 추진(2016년 전주·완주 시범사업)된 ‘전북투어패스’는 단 한 장의 카드로 도내 80여개 관광지, 버스, 주차장 무료이용 및 맛집, 숙박, 체험시설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여행체험 1번지 전북’을 표방한 민선 6·7기 전북도는 대표 관광 정책으로 ‘전북투어패스’를 집중 투자했다.
사업 추진 3년이 지난 현재 ‘양적 성장’이란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당초 기대했던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간 사업(민간위탁) 추진이 서울 업체 독점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역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 당초 유도한 체류가 아닌 ‘스쳐가는 관광’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편집자 주>

문체부가 최근 발표한 ‘2019 지역관광발전지수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북도는 관광자원 분포 등을 뜻하는 관광수용력지수와 정책역량지수(정책, 예산, 홍보 등) 부분에서 각각 1등급을 평가 받으며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하지만 실제 관광 산업의 활성화 및 발전성, 경제성 등을 나타내는 관광소비력지수(관광객 수, 지출액 등)는 전국 최하위인 6등급을 평가 받으면서 정책 추진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도가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실패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이 같은 해석은 지난 3년간의 전북투어패스 판매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17년 12만6621매를 기록했던 판매량은 2018년 18만4103매, 지난해(10월 기준) 21만1588매 등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며, 3년 세 2배 가깝게 늘어났다.
‘양적 성장’으로만 보면 사업 운영이 긍정적으로 이뤄졌음을 나타낸다. 문제는 ‘체류형’으로 풀이되는 2일권 및 3일권의 판매 추이다.
‘2일 이상 도내 체류’를 뜻하는 3일권의 경우, 2017년 1086매(1%), 2018년 936매(0.5%), 지난해 259매(0.1%)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의 전체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판매수 감소를 떠나 전체 판매량의 점유율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2일권도 2017년 3205매(3%), 2018년 769매(0.4%), 지난해 789매(0.4%)로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면, ‘당일 관광’ 개념의 1일권은 2017년 12만2330매(96%·한옥마을권 38% 포함), 2018년 18만2398매(99.1%·한옥마을권 6.5%, 군산시간여행권 1.0% 포함), 지난해 21만540매(99.5%·한옥마을권 4.7%, 군산 시간여행권 2.2%, 남원 춘향사랑권 2.1%, 무주 반디여행권 3.1% 포함) 등으로 판매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일권이 전체 판매량의 99.5%(3일권 0.1%, 2일권 0.4%)를 차지하면서 투어패스 판매를 기준으로 한 전북 관광의 ‘당일치기’ 분위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 실패를 뜻함과 동시에 ‘스쳐가는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기에 무리가 없는 수치다.
전국 최고 수준의 관광 자원 분포 및 관련 정책, 홍보, 예산 투입 노력에도 ‘저평가’에 익숙한 전북 관광의 문제는 대규모 숙박시설 부족, 인구 감소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된다.
여기에 지역 이해력 부재 및 경제성 확보 중심의 전북투어패스 민간위탁 운영 또한 하나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전북투어패스 민간위탁은 서울 업체 독점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업체의 참여는 자본력, 기술력 부족 등의 이유로 참여 자체가 제한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점 분석에 따라 최근 전북도는 시스템과 자본력, 지역 이해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컨소시엄 형태의 민간위탁기관 공모에 나서 지난 3년간의 실패를 교훈 삼아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관광 지역으로 거듭날 준비에 들어갔다.
/유승훈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