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정가제 폐지 청원 '불똥'

<도서정가제 논란 재점화>할인율 5% 내외 제한 골자 '완전 도서정가제' 논의 중 소비자들 가격 부담 '부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의견 수렴 단계" 진화 나서 홍민희 기자l승인2019.11.09l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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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같은 가격으로' 책을 구매해 지역 중소형 출판업계와 서점도 상생하자는 취지로 2014년 개정된 '도서정가제(이하 도정제)'가 최근 온라인에서부터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현행 15% 할인율에서 5% 내외로 할인을 제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완전 도서정가제'가 논의중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미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도정제에 관한 청와대 청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몇차례 청원이 올라왔지만 매번 3~4만 명의 동의만 얻었을 뿐 공론화 식탁까진 오르지 못했는데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이번 이슈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전자책 유통사 및 플랫폼 대표에세 보낸 정가표시 준수 관련 협조문에서부터 출발했다. 심의위원회가 웹툰 및 웹소설을 결제하는 방식인 쿠키, 캐쉬, 땅콩 등의 단위를 원화로 병기 표시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이를 웹툰의 유료화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면서 폐지여론이 확산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상황은 스스로를 '한 줌'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도서소비자들과 도정제를 찬성하는 출판 및 서점업계와의 대립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책에 이어 웹툰과 웹소설마저 꼬박꼬박 정가를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


전주시 평화동에 사는 A씨는 이번 도정제 폐지 청원에 서명을 했다며 "매달 2~3권 씩 꼭 책을 사서 보는 편인데 사실 가격적인 부담이 된다"며 "만약 완전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아예 할인을 안하거나 최소한의 할인만 된다는 건데 가뜩이나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가격의 압박을 견뎌내며 계속 살지 의문이다. 그리고 소규모 서점이 경쟁력이 없는 것을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소규모 서점의 경우 분위기가 갈리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도정제가 '악법'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거대 자본력을 등에 지고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과 물량공세를 펼쳤던 대형 서점과 경쟁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도정제 시행 이후 책 자체로만 승부를 볼 수 있어 도리어 서점의 색깔을 드러내고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


전주시 완산구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도정제 시행 이후 매출이 크게 뛰거나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온라인에서만 구매하던 분들도 동네 서점을 찾아 한번씩 책을 들여다보고 그게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늘었다"며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가까운 동네서점에 들러 직접 책을 만져보고, 읽어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 동네서점도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출판법의 집행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완전 정가제를 하기 위해 정해놓고 논의하는 단계는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출판문화산업연구용역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이지 완전 정가제를 확정지은 건 아니라"며 "특히 현재 논란이 된 웹툰과 웹소설의 경우엔 IBS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받았다면 간행물로 인정이 돼 도정제의 영향을 받지만 그게 아니라면 현행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반대의견은 누구나 말 할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도정제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에 있고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의견들을 수렴해 업계나 소비자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정가제는 내년 11월 두 번째 3년 주기를 맞는데 존폐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홍민희 기자  minihong25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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