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방직이 전주공장 부지 매각 공고를 내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맞은편 아파트에서 바라본 대한방직 부지가 전주 신도심의 마지막 남은 ‘황금땅’으로 불리는 이유를 증명하듯 시원스럽게 펼쳐져있다. 대한방직은 큰손 투자자가 검찰조사를 받는다는 루머로 지난주 21일 54,900원(종가기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이번주 들어 연일 큰 폭으로 상승하며 27일 121,500원으로 마감했다. 5거래일만에 배이상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장태엽기자·mode70@

전주시 신시가지내 최대 노른자위 땅인 대한방직(주) 전주공장 부지가 일반 경쟁입찰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북 부동산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대한방직이 당장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전주공장부지 매각 카드로 주식에서 재미만 보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부정적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27일 대한방직, 전주시,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 대한방직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주시 완산구 효자3동 151 일대(21만6,463.54㎡) 전주공장 부지를 일반입찰로 매각할 것을 공시했고, 다음달 4일까지 매각주간사인 인덕회계법인에 입찰 접수할 것을 공고했다.

이미 전주신시가지 개발이 완성 단계에 들어선 시점에서 그 중심에 서 있는 전주공장 부지는 위치 및 규모의 이점으로 인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이 됐다.
때문에 전국 부동산 개발 업계 및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전주시민들에게도 매각 소식은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런데 도내 건설업계 일부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이번 대한방직의 '매각 카드'가 단순한 블러핑(카드에서의 속임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매각공고 상 시일이 촉박하고 ▲매수자의 부담감이 너무 커 보이며 ▲부동산 개발 조건이 너무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매수자는 반드시 대상 부동산 일체를 인수해야 한다"고 못박아 일부 인수는 불가능함을 못박았다.

또 '일체' 부분에 석면공장 처리 및 방직공장 이전비용까지 매수자가 떠맡아야 하는지의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오로지 110만원을 입금해야 받을 수 있는 '입찰안내서' 속에 있다는게 매각주간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공고 유의사항'에서는 "입찰안내서, 부동산 현황, 관계법령 등 제한사항 등 공부열람 및 사전답사가 필요하고, 이를 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일체의 책임은 입찰참가자가 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입찰 희망자들은 오는 9월 4일까지 6영업일 동안 공부열람 및 현장 확인과 함께 용도변경 등 택지개발, 기부 방식, 개발이익 환수 등에 관한 전주시와의 협의를 스스로 끝마치고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데, 어지간한 대기업에서도 이를 처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촉박하며, 전주시 또한 공식·비공식적 루트로 관련 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대한방직 측은 "회사의 매각 의지는 확고하다. 첫 입찰에서 참가자가 없을 경우라도 타당성을 검토해 다시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작년에도 한 두곳에서 매수 의향을 보이는 등 공장부지가 관심지역으로 떠올라 이번에 참가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당한 매각절차를 밟았고,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차례 매각을 포기하게 됐다고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과거 매각설 및 부지 개발설 등으로 대한방직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을 사람들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 1,491억원, 시세로는 최소 3,000억원(3.3㎡당 458만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는 해당 부지를 개발하려면 먼저 공장부지를 택지로 바꾸고, 택지 개발에서 도로 및 공원부지 등으로 50% 이상을 제외해야 된다"며 "이후 전주시민의 여론을 의식해 전주시에 추가 공원이나 지역센터를 기부해야 하는데, 나머지 1/3 정도의 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한다고 해도 3.3㎡당 1,374만원 이상의 땅값으로 시작하게 돼 타산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수자가 최소 가격인 3,000억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 이전 및 석면철거, 용도변경 및 택지개발, 전주시로부터의 사업승인까지의 모든 난관을 돌파하더라도 택지개발비 포함 3.3㎡당 최소 1,500만원 이상의 땅값으로 중규모 아파트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셈인데,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불가능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대한방직이 전주시와 택지개발 협의 등을 이끌어내고, 개발된 택지를 어떤 형태로든 내놓는게 진정성이 있어 보이고, 매각 또한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공시자료 및 증권 아날리스트 등에 따르면 대한방직은 당기순익 등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타 방직사에 비해 호재가 없는데도 전주공장 부지 논란이 일 때마다 대한방직의 주가 및 부채비율이 널뛰기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한방직 주가는 지난 19일 10만500원(-18.29%↓), 20일 7만500원(-29.85%↓), 21일 5만4,900원(-22.13%↓)으로 급락하더니, 24일 6만8,000원(23.86%↑), 25일 8만8,400원(30.00%↑), 26일 9만3,500원(5.77%↑)으로 급등했고, 매각 발표 후 27일에는 12만1,500원(29.95%) 상한가로 고정됐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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