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국전통문화전당 일주문 왜색논란과 관련, 전주시가 일주문을 세우면서 문화계와 전통분야 자문을 비롯한 고증은 커녕 조언조차 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본보 9월 2일자 1면>

2일 시에 따르면 이 일주문은 전주 전통문화산업의 핵심공간이자 한옥마을과 이어지는 관광벨트, 구도심 활성화 차원의 사업인 ‘한국전통문화전당 주변 특색거리 조성사업’ 중 하나다.

시는 지난 3월 총사업비 60억원 규모(국비 30억, 도비 28억, 시비 2억)의 사업을 발표하면서 한옥마을에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인근 동문거리와 남부시장까지만 돌아보고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오는 패턴을 한국전통문화전당 개관과 함께 구도심 상권까지 연계할 수 있는 관광루트를 확대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일주문(게이트) 2곳을 설치, 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 및 시민들의 보행동선을 구도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한국전통문화전당 주변의 차량통행 위주인 도로환경을 보행자 중심 노선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취재결과 시는 한옥마을과 연계하고 전통문화산업과 관련된 일주문을 건립하면서 도시경관 자문만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일주문을 세우기 위해 디자인업체에 일주문 디자인을 맡긴 뒤 이 안을 도시경관심의위원회 심의만 거친바 있다.

도시경관 심의위는 디자인과 전기, 토목, 조경, 도시 계획 관련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디자인의 적합성 여부를 검토해 사업반영을 결정하게 된다.

한옥마을과 연계한 전통과 밀접한사업에 도시경관 심의위만 참여하면서 국적 없는, 왜색논란이 불거진 일주문을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한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셈이다.

도내 문화계 한 관계자는 “한옥마을과 관련한 일주문을 세우는 데 어떻게 역사 고증이나 문화 감수 없는 왜색 짙은 시설물을 세울 수 있는지 답답하다”며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뭐라하겠나”고 꼬집었다.

역사학계 한 관계자도 “일주문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의미로 ‘솟대’가 있는 데 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성시된 장소로 성황당과 같은 개념”이라며 “이 같은 문을 만드는 데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심의위원회에 문화나 역사관련 위원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며, 그쪽 분야에 자문을 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앞으로 전통과 관련한 시설물 건립할 때 자문을 충분히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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