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에서 출하되는 농산물의 안정적 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와의 교섭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형마트와 거래비중이 높은 산지 조직들은 이들과 거래가 끊어질 경우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아 교섭력 및 산지출하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 같은 지적은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박정운 연구관이 ‘대형마트와 PB 농산물 거래 실태’에 대한 중간 연구결과에서 나타났다.
박 연구관이 영농조합법인과 농협 등 산지 출하조직 7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산지 출하조직의 출하처별 비율은 대형마트 36.6%, 도매시장 28.6%, 기타 3.8% 등으로 나타났다.
산지 출하조식이 대형마트와 거래하게 된 이유는 물량처리가 안정적일 것 같아서 40.5%로 가장 많았고, 수익이 안정적일 것 같아서 24.1%, 지역과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15.2% 등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출하 시 단점은 규격 및 포장조건의 까다로움이 29.1%로 가장 많았고, 하품처리 곤란 19%, 거래의 비연속성 16.5%, 세일기간 저가 요구 15.2%, 주문량 불규칠 10.1% 등이다.
또한 대형마트 거래 시 긍정적인 요인은 신속한 대금 결제가 72.2%에 달했고, 대량거래 가능 57%, 유통업체에 대한 대응력 증가 55.7%등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거래 중단에 대비한 노력은 학교급식 등의 대량수요처 조사 중이라는 응답이 69.6%로 가장 많았고, 직거래 비율 확대 중 60.8%, 타 대형마트와 정보 교류 중 50.6%, 도매시장과 교류 중 43%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격 결정 방식에 대해 산지 출하조직들은 대형마트가 제시한 가격을 토대로 교섭한다는 응답이 53.2%로 가장 많았고, 대형마트가 결정한다 25.3%로 전반적으로 가격 결정권은 대형마트가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 출하시 포장재 비용에 대해 생산자 부담이 97.5%인 반면 유통업체 부담은 1.3%로 매우 낮았다.
대형마트 세일과 판매촉진 등 홍보 행사시 요구하는 사항으로 과도한 가격 할인을 요구한다는 응답도 62%에 달했다.
반면, 생산자 단체가 제시한 가격으로 교섭은 17.7%, 생산자 단체가 결정 3.8%에 그쳐 대형마트에 끌려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산지출하 조직이 농산물 공급가격은 물론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에도 대형마트에 종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산지 출하의 경쟁력을 강화해 교섭력을 높여 농민들이 제대로 농산물에 대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전북농협 김영일 연합마케팅추진단장은 “대형마트와 교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지출하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전북도와 전북농협은 시·군별로 공선출하회와 조공법인을 구성하는 등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2배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김동규기자·kdg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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