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이 우려됐던 지난 여름보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전력수급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절기 기록적인 한파가 예상되면서 난방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지난달 28일 원전 고리 1회기가 정지된데 이어 4일 한빛 3호기까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7기가 멈춰서 전력공급에도 문제가 발생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철인 12~3월 전력수요가 1년 중 가장 많아 공급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길 경우 자칫 전력대란이 올 수도 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중순과 하순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추운 날이 많을 것 같다.
이 기간의 기온은 평년보다 각각 -3~5도, -4~5도가 낮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이 같은 기후전망에 따라 동절기 전력수급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겨울철 전력수요는 통상 날씨가 가장 추운 1~2월에 집중되지만 올해는 12월부터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또 최근 4년간 동절기 평균기온 하락에 따라 최대 전력수요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올겨울 전력수급을 걱정하게 만드는 요소다.
실제 2009년 약 0.5도를 기록했던 겨울철 평균기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1도까지 하락했다.
동절기 최대 전력은 2009년 6264만㎾에서 지난 2012년 7383만㎾까지 늘었다.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1년간 한국전력의 전북지역 전력판매량을 살펴보면, 여름철인 6월, 7월, 8월의 전력판매량은 각각 1,719,462,716kWh, 1,730,604,153kWh, 1,712,586,723kWh였다.
반면, 겨울철인 12월, 1월, 2월 판매량은 1,814,173,212kWh, 1,955,377,457kWh, 1,840,945,223kWh로 여름철보다 사용량이 많았다.
최대치를 기록한 1월에는 여름철보다 10% 넘게 전력사용량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전력당국은 최근 3년간 동계 전력수요와 기상청 장기예보를 고려했을 때 이번 겨울 전력수요 피크는 내년 1월로 판단하고 있다.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8100만㎾로 예측되고 있는데, 문제는 이번 겨울 하루 최대 전력공급 용량이 8000㎾ 수준이라는 데 있다.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되면서 전기소비가 줄겠지만, 그 양이 80만㎾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한전 전북본부 관계자는 “올 여름에도 전력공급이 불안했지만, 사실 겨울철이 더 걱정스럽다”면서 “전기 절약을 온 국민이 함께 해야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동규기자·kdg2066@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