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불모지와 같았던 1980년대 전북. 지역에서 현대무용의 명맥을 잇고자 꾸준히 무대를 가져오며 반세기의 반절을 굳건히 바로 세워온 김화숙&현대무용단 사포(이사장 김화숙/대표 김자영)가 제 26회 정기공연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마련되는 ‘우리는 사랑했을까...’.

이번 무대는 세기를 관통하는 인류의 테마이자 남녀간의 가장 큰 화두인 ‘사랑’을 주제로 하여 몸으로 표현된 다양한 느낌을 풀어낸다.

25년간 사포를 이끌며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이사장를 맡아 지역과 중앙과의 현대무용의 소통을 실천하고 있는 김화숙 이사장은 “이번 무대는 너무나 보편적인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이번 공연을 설명했다.

“오늘날 사랑이라는 감정을 메마른 정서 속에 감춰두고 사는 것이 아닌가 싶어 현대인들에게 이번 무대를 통해 무용극으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총 4부로 나눠 사포무용단의 상임단원들이 각자의 춤 색깔로 표현된 춤을 사랑의 다른 색깔들로 담아낸 무대. 1장 ‘바람의 소리’는 박진경 단원이 안무 및 출연해 아련하게 떠오르는 사랑, 그리움에 대해 표현한다.

이어 2장 ‘그는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는 남자무용수의 역동적인 무대로 풀어진다. 강정현 상임단원의 안무로 템포가 빠른 피아졸라 곡에 맞춰 남성의 시각으로 여성을 바라본 애절한 마음을 담아 다가가고 싶은데 가까이 갈 수 없는 절망적인 사랑을 표현해낸다.

이어 3장 ‘하얀 달’은 치명적인 사랑을 풀어내고 제 4장 ‘말하기 시작했다’는 사랑의 시작을 담아낸다. 마지막 장은 김자영 대표가 안무와 출연해 사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1985년 창단부터 단원으로 사포무용단을 함께해온 김자영 대표가 올해부터 새롭게 맡아 이끈다.

“김 이사장님이 예술작품이 꼭 많은 돈이 있어야 성대하게 풀어내는 무대가 아니라는 말씀을 새기고 치열함 속에서 매년 창작공연을 열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무용을 통해 보는 세상의 올곧음을 담아내고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 이번 무대에는 송현주, 송미애, 김유진, 정하나, 조다수지, 김슬기, 최은봉, 김용희, 박희진 단원 등 15여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문의 850-6213.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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