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량 전북대교수는 1980년 실경산수가 주를 이룬 한국화단에 수묵화로 주목을 받은 작가다. 동아미술제 대상작가라는 외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세계는 탄탄한 조형감각과 한국적인 미감으로 화단에 새로운 작품경향을 발표하였다.

특히 그의 작품은 붓과 먹이 주는 감각적인 의미와 더불어 틀에 구애받지 않은 새로운 조형감각을 보여준다. 실경산수에서 수묵화로 넘어오며 그의 작품은 내적인 단단함과 외적인 풍성함으로 한국화의 개념을 새롭게 이어내기도 했다. 이교수가 자신의 열아홉번째의 개인전의 화두를 자연이 아닌 도시로 고정시켰다. 12일부터 4월 22일까지 완주 소양 오스갤러리를 비롯해 임실 오스아트하우스, 교동 오스, 오스 스퀘어 등 총 4곳에 60여점의 작품으로 관객과 조우하는 화두는 '도시적 사유전'이다.

작가는 도시가 사람들의 꿈이며, 희망이고 인류가 도시를 만들어가면서 그곳에서 행복과 영원을 꿈꾸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도시와 자연의 편입되는 과정을 묵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고 설득력을 더해준다. 기존의 작품경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련되지 않는 투박한 질그릇처럼 작품에서 모든 것을 벗어던진 태초의 세계를 보여준다. 마치 도시의 이미지가 무표정하지만 그 곳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것처럼.

이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현대사회 속에서 고뇌하며 사유하는 인간의 존재적 원리들을 담아냈다.

기호와 이미지 사이를 넘나드는 그의 회화는 21세기형 수묵화로 탄생하며 인간처럼 보이되 인간이 아닌, 도시처럼 보이되 리얼한 건물이 아닌 그것이 가진 표현을 넘어 더 강한 의미를 전달하는 사유방식으로 표현된다.

1980년대 우리 화단에서 수묵화 운동이 활발 할때 그 중심에 있던 이철량 교수. 20여 년동안 전통과 현대적 조형이라는 정반대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조화해낸 뛰어난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특히 전주전시와 더불어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에서 '도시적 사유'를 주제로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진다.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현재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순을 바라보면서 젊은 작가처럼 늘 새로움을 향해 발을 내딛는 그의 작품은 항상 새로움을 던져준다. 그래서 신선하고 도전적인 자세가 화단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교수는 수많은 단체전에 초대됐으며, 2010년, 월간미술시대가 선정한 한국미술작가 대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회, 인촌기념관, 삼성미술문화재단, 홍익대 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한편 개막식은 오스 스퀘어(구 풍년제과) 12일 오후 6시에 열린다./이상덕기자· 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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