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60세가 넘어서도 헤드스핀을 하는 것아 제 바람입니다”.

20대지만 자신을 젊은 원로라고 칭하는 비보이가 있다. 전통무용을 비롯해 현대무용, 그리고 비보이 공연까지 애향의 도시 전주지만 무용가로 살아가기에는 험난하기만 하다.

10일 오후 3시 30분 전주 한옥마을 내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에서 제 25회 천년전주문화포럼이 ‘전주에서 무용가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담론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희태 우석대학교 무용학과 교수의 사회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 15호 호남살풀이 춤 예능보유자 최선(76·최선춤전수관 대표), 최재희(40·CDP무용단 대표), 윤낙중(29· 이시트기네스 대표)씨가 발제자로 참석했다.

일흔 중반의 나이에 아직도 무대에서 전통춤의 열정을 보듬고 있는 최선 명무는 “한국전쟁 이후 먹고 살기도 힘든 시절 사회적인 분위기가 춤을 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춤을 춘다는 것은 겉에 나타나는 화려함은 크지만 창작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며 “춤에 대한 열정으로 무용의 불모지에서 그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재희 대표는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다 보니까 오히려 전북 지역의 활동에 소흘해지는 것 같다”며 “전주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우리 무용단이 전주시민을 위해 현대무용 작품을 만들어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비보이의 고향이라고 일컫는 전주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윤낙중 비보이는 “전통문화도시인 전주에 걸맞게 한국전통예술 장르를 접목시킨 공연을 여러 번 하면서 비보잉이 청소년 문화를 인식을 벗어나 함께했으면 하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현장에서 만나는 명인들에게 듣는 전주에서 무용가로 살아가는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모두 “한 장르에 극한지 않고 함께하는 무대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낙중 비보이는 “2008년도에 최선 선생님과 같은 무대에 선적이 있는데 한옥을 입고 살풀이 장난에 맞춰 비보잉을 하면서 퓨전공연에 대한 가능성을 찾았다”고 말했다.

최선 명인 역시 “올 가을 비보이와 작업을 같이 할 무대를 계획 중인데 전통무용을 한다고 해서 꼭 전통무용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다양한 장르에 대한 접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전주에서 무용가로 산다는 것은 고집스러운 춤에 대한 열정만으로 버텨온 인고의 자리지만 이제는 한국무용과 현대 무용, 비보이 대중문화 공연 등 장르를 모두 아우르는 공연을 통해 서로를 껴안으며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을 모았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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