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송북초등학교 교사를 올해 정년퇴임한 정성수시인은 교사로 문학가로 탄탄한 행보를 해온 작가다. 특히 교단에서 글짓기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앞장서 온 교육자인 그는 올해 40년간의 교단을 접고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난다.

최근 인문사 아트컴에서 나온 자신의 시선집 두권은 이제 교사가 아닌 작가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보여준다. 두권의 책, 제목 역시 독특하다. '보름전에 있었던 일은 그대에게 묻지 않겠다'와 '보름 후에 있을 일은 그대에게 말하지 않겠다'. 마치 시를 통해 자신과의 새로운 다짐을 강하게 보여주는 책제목이 인상적이다.

"아이들과 열심히 생활한다고 했지만 아쉬움은 큽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이들 편에서 생각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정말 미안합니다".

시인은 교단을 떠나면서 아이들에게 빚이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열정적인 교단의 삶이었지만 떠날 때는 아쉬움이 앞선다는 것이다.

"특히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그래야 출세를 하고 잘 살수 있다고만 말했지 실컷 놀고 잘 먹고 실컷 자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교사였지 스승이 아니었음을 크게 후회합니다". 정시인은 스승으로 살지 못한 자괴감을 앞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글로 보답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진솔한 목소리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물질의 풍요로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인생의 호시절을 석관처럼 어둡고 습한 방구석에 쳐 박힌 채 세상을 거부하면서 쓴 부끄러운 고백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저자의 12권 문집에서 여성 독자 101명이 뽑아준 글을 한데 모은 것이다, 홀가분하게 교단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시인은 교직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쓸 예정이다.

탄탄한 필력과 삶에 대한 여정,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인간에 대한 탐색은 이번 시들에서도 건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익산 출신의 정성수시인은 1994년 서울신문에 시 '작별'을 발표하고 문단에 나왔으며 10년 전부터 '월간 칭찬합시다'와 함게 책 1권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책 보내기 운동본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평문학상 및 제 6회 한하운문학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베스트 작가상과 100인 선정 녹색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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