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아들과 함께 몽골 고비사막을 다녀 왔습니다”

소설가 정도상의 신작소설 ‘낙타’가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소설 속 주인공이 짧은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들과 함께 한 고비사막 여행을 통해 인간 내면의 고독을 직시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며, 그 길 위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소설처럼 실제로도 지난 2005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아들을 잃은 아픔을 이번 책을 통해 “아들과 지상의 모든 부모와 자식에게, 그리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바친다”고 서문에 밝힌바 있다.

시대의 아픔과 그 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정도상 작가의 낙타는 지난해 6월부터 약 3개월간 인터넷 문학동네 독자커뮤니티에서 연재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지난해 인터넷에 연재를 시작하며 “제목을 ‘낙타’로 정한 것은 짐승 중에서 낙타만이 유일하게 영혼의 속도로 걷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몽골초원과 고비사막을 건너는 여행이지만, 결국은 자기 내면과 만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재를 시작하면 아들에게 꼭 같이 한번 “고비사막을 가자”고 했고 아들도 “좋다”고 말했지만 아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난후 정 작가는 글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한 발만 더 나가면 늪인 줄 알면서, 살짝만 밟아도 덫인 줄 알면서, 그 끝이 낭떠러지인 줄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가야한다’는 마음으로 몽골 고비사막으로 향한다”고 말하는 정 작가. “소설 속에서 뿐 아니라 나는 그 곳에서 아들과 함께 했다”고 말한다.

소설 속에서 양, 염소를 벗 삼고 나무와 바람을 스승으로 삼으며 사막을 둘은 여행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신의 생, 사랑, 청춘, 그리고 아들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써 내려간 한 줄 한 줄이 읽는 이의 마음을 적시면서 자식을 먼저 E나보낸 아버지의 부정이 묻어나는 책이다.

한편 정도상 소설가는 전북대학교 대학원을 나와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1987)으로 데뷔해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 남측위원회 집행위원장(2005)을 맡았으며 단재문학상(2003), 제7회 '아름다운 작가상'(2008)을 수상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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