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시험부터 암표상 사태가 발생했다면 100% 책임을 지겠지만,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허술한 공인어학 시험 회원가입 시스템으로 인해 암표상들이 활개를 치며 외국이 유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정작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국립국제교육원은 사실상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94회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 시험 신청이 지난 18일 마감됐다.

앞서 본보에서 보도(3월 20일 자 4면, 21일 자 4면)했듯이 이 과정에서 많은 유학생들이 암표상들로 인해 시험장으로 향하지 못 하면서 중국 유명 SNS 등에서 아우성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암표상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시스템의 허술한 점이었는데, 현재 관계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은 유학생들의 편의를 위하는 것이었다고 해명만 하는 중이다.

또 사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번 94회 시험신청 기간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한 일이라 여전히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학생들은 지난 93회 토픽시험 등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제기한다.

미국 소셜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게시된 글. 글쓴이는 제94회 시험 이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제기했다.
미국 소셜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게시된 글. 글쓴이는 제94회 시험 이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제기했다.

실제 지난해 5월 미국의 소셜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매년 똑같은 일이 수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NIIED(국립국제교육원)의 웹사이트는 여전히 문제투성이다”면서 “수험생들은 자리를 잡기 위해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중국인 유학생은 “93회에도 금전적 이익을 받고 ‘대리 신청’을 해주는 암표상들이 많았다. 특히 ‘좋은 시험장 위치 선정’을 해주겠다며 홍보하는 암표상들도 있었다”면서 “사실상 94회 시험만이 아닌 이전부터 암표상들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기에 토픽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암표상 사태와 관련된 공지하나 없는 상황이다. 전북대학교의 한 중국인 유학생은 “암표상 문제는 중대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공지를 통한 사과하나 조차 없다”면서 “이런 일이 있고 나서 해당 토픽 관계자에 전화를 해봤더니, 그들은 ‘책임이 없다’라고만 일관했다.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처럼 시험 신청 기간에도 유학생들이 국립국제교육원에 제보하는 등 건의도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대책이 없으면서도, ‘책임이 없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암표상의 토픽시험장 점령은 국내 대학을 재학 중인 유학생들의 미래와 관계되는 만큼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93회를 포함해 이전부터 발생해 온 것이라면 100%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은 맞지만 급작스럽게 생긴 일이라···”면서 “제94회 시험 신청 기간  전부터 일부 유학생들의 제보를 통해 문제를 인지하게된 일이다. 100%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 문제가 발생했으니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수 시스템이 올해 갑자기 바뀌게 되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시스템은 좋은 쪽으로 개선이 있었지만, 결제 대행이 생겨나는 등 단점도 드러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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