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 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에 전북 출신 인사가 전무한데 따른 후유증이 심각하다. 국민의 힘 소속으로 22대 총선 전북 지역구 출마를 결정한 후보 10명은 19일 긴급성명을 통해 "비례대표 명단 발표와 관련해 기대했던 전북 현장 정치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라며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전원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라고 선언했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 재조정이 없다면 총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천명한 것으로 당규에 담긴 정신을 망각한 지도부 오판이 자칫 전북에서 국민의 힘 지역구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 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20번 안에 호남 인사는 5명 정도는 포함돼야 한다. 2021년 국민의 힘 국회의원 102명 중 85명이 정당지지도가 낮은 험지라 해도 비례대표 국회의원 우선추천을 통해 지역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해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당 지도부 역시 호남 인사 배려를 통한 지역균형정치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터였다.

하지만 이 같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규정 개정안‘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는 철저히 무산됐다. 더욱이 전남·광주는 당선권은 아니라 해도 비례대표 후보에 2명의 지역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던데 반해 전북 출신 토착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호남 무시는 말할 것도 없고 그중에서도 전북은 아예 존재감조차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국민의 힘 전북 지역구 후보들이 어처구니없는 결정에 당혹해 예외 없이 불출마를 거론할 수밖에 없을 만큼 국민의 힘 지도부에 전북은 없었다.

수십 년간 척박한 지역에서 국민의 힘 당적을 어렵게 지켜온 당원을 배려해야 한다는 여론은 당원의 목소리뿐 아닌 전북도민들의 바람이기도 했다. 정치적 이념은 다르다 해도 지역을 위해 노력해온 정통 국민의 힘 당원이 제대로 평가받는 것만큼은 여야 없이 한 마음으로 원했던 것이었기에 그렇다. 국민의 힘이 호남지역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면서 전국정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한 게 불과 며칠 전이지만 제대로 된 호남 출신 참 당원 비례대표 후보 발탁에 관심 없는 정당의 후보들에게 향할 전북 표심은 없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명단이 재조정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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