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전북자치도 등 전국 카드 설계사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1만~2만 명대를 기록하던 카드 설계사의 수는 최근 5000명대까지 떨어졌으며 비대면 카드 발급 등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업카드사 8곳에 등록된 전국 카드 설계사는 5433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두 달 전과 비교해 385명(6.6%)이, 6년 전(2018년)에 비하면 56.9%가 줄어든 수치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만 2607명, 2019년 1만 1382명(-9.7%), 2020년 9217명(-19%), 2021년 8145명(-11.6%), 2022년 7678명(-5.7%)으로 평균 9.2%가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으로 많은 이들이 경제회복을 기대한 2023년에는 설계사가 1년 새 24.2% 없어져 인원이 5818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북 카드 설계사들은 지난해 큰 폭으로 카드 설계사 수가 감소한 원인으로 최근 지속된 고금리와 고물가 기조를 꼽았다.

고객이 사용한 소비금액을 먼저 내주는 특성을 가진 카드사는 거액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채권추심을 받기도 하는데 높은 금리로 인해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는 것.

그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일부 제도를 변경하고 수당을 깎기 시작했으며 기본급이 없는 카드 설계사들은 하나둘씩 관두기 시작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카드 설계사는 대다수가 계약직으로 기본급 없이 신규 카드 발급 건수 당 정해진 수수료만 받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비롯해 비대면으로도 손쉽게 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점도 카드 설계사들의 자리를 위협했고 대부분 소비자가 여러 카드를 사용 중인 점도 이유 중 하나이다.

H사에 소속된 도내 한 카드 설계사(40대·여)는 “고객들이 혹할만한 내용으로 카드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인터넷보다는 아무래도 정보력도 떨어지고 발로 뛰다 보니 회사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매달 정해진 신규 회원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수당 100%를 못 받는 등 어려운 현실에 동료들이 퇴사했다. 나조차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업카드사는 카드사 중 신용카드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곳을 일컫는 말로 이번 조사는 BC·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 카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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