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호평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독립운동 정신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은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미독립선언에 ‘자유주의’ 정신이 있다면서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양국의 안보 협력이 한층 더 공고해졌다”며 “내년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양국 관계로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기념사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 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고, 국제정치의 흐름을 꿰뚫어 보며, 세계 각국에서 외교 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있었다"며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다"며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 평가를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폭정과 인권유린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및 탈북자 지원을 힘쓰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길과 한일 관계 도약을 제시했다"며 "무엇보다 '3·1운동은 통일로 비로소 완결된다'며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일은 우리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은 "일본과의 협력이 기미독립운동의 목적이고 정신이냐"며 "윤 대통령은 역사를 어떻게 배운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독도 야욕을 감추지 않는 일본에 다시 한번 구애를 보냈다. 낯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또 "3·1절에도 북한을 자극하는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오늘 국민은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남북 관계 파탄을 확인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