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강길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2010년경에 미국에 닥친 금융사태는 미국의 패권이 끝나는 듯하였다. 원유를 무기삼아 탈미국을 하려던 OPEC도 미국의 셰일오일 때문에 주춤하고 있다. G2의 경쟁에서 중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추월하는 듯하였으나 COVID19 이후에 성장력의 둔화, 부동산 문제, 미국의 견제로 주춤하고 있다. 중국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세이다.

미국의 사회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대국을 유지하는 저력은 무엇인가? 교육 시스템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EU연합은 대부분의 국가가 평등주의에 입각하고 대학교육도 국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학교육에는 사립이 거의 없다. 대학을 국립화하고 등록금이 없다. 부모들의 소득분위에 따라서 몇십~몇천 유로가 등록금이다. 완전 의무교육 개념이다. 사립형태의 학교는 6개월에서 2~3년제의 직업훈련원이다. 

대학에서 연구비를 수주하면 간접비가 없다. 우리나라는 교수가 연구비 1억원을 수주하면 산학연구단에 30%, 약 3천만 원의 간접비를 납부한다. 미국의 하버드대 같은 경우에 연구비의 40~70%의 간접비를 학교에 납부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과제를 수주하면 간접비도 없고, 학교에서 과제 관리하는 직원까지 붙여준다. 

독일은 대학이 무료이다. 독일의 교육시스템은 중학교 졸업하면면 직업기술학교와 대학교육으로 나뉜다. 비슷한 나이에 직업기술학교와 대학교육 졸업 후에 월급이 거의 같다. 굳이 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 

프랑스는 대학이 무료이다. 2023년에 학부 24만원, 석사 35만원, 박사 54만원만 내면 되고 외국학생들도 동등하다. 바칼로레아의 대학입시는 시험문제가 철학적인 문제로 학생들을 독서·토론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1960년대 바칼로레아에 합격률이 60%인 것이 2020년에 들어서 90~95%까지 상승하였다는 것이다. 교육의 평등이라는 대전제하에서 경쟁시키질 않는다. 

이에 비하여 미국의 교육시스템은 비싸다. 하버드대학의 입학금은 4만~5만 달러이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경우에는 3~4만 달러, 아이오와 주립대의 경우에는 2~3만 달러이다. 비싼 사립대학은 기숙사까지 10만달러인 경우도 있다. 

학자금지원을 받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공대생은 졸업시에는 10~20만 달러, 의대생인 경우에는 20만 달러 이상의 빚을 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꼭 대학을 들어가고 싶은 사람만 들어간다. 일단 들어가면 돈값을 뽑기 위해서라도 무섭게 공부를 한다. 

하버드대학의 경우에는 재단에서 운용하는 기금이 494억 달러이며 기부금 입학제 등 수익사업이 대단하다. 대학교수들이 사용하는 연구공간 사용료는 30×30㎠당 200~300달러로 연 수천만~수억 원에 이른다. 정년보장 받은 교수라도 연구비 없으면 끝이다. 최근에 일련의 주립대학교에서 교수 정년보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재계약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학문의 깊이뿐만이 아니라 민첩성이다. ICT, AI, 첨단바이오, 이차전지 등 세계를 주도하고, 모든 모(母)특허를 가지고 있다. 사립대는 물론 주립대학교까지도 정원조정, 새로운 학과를 만들고 키우는데 민첩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EU시스템도, 미국시스템도 아닌 그야말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삼불(三不)정책으로 등록금이 지난 15년 동안 인상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싼 것도 아니다. 중고등 교육과정은 7차 교육과정으로 쉬운 것만 반복교육만 시켜 학문의 깊이는 전혀 없는 암기식/오지선다형/킬러문항 등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고졸학생은 없어서 지방대는 정원도 못 채운다.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학적부만 있으면 성적에 상관없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구비로는 세계 1~2위에 들어가는데, 절대연구자수가 급증하고 최근에는 R&D예산의 삭감으로 녹록지 않다. 

문제는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고유의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여야 되는데 우리 아이들만 고생시키고 이도저도 아닌 교육시스템이 답답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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