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대한 갈증을 열정으로 꽃을 피운 이들이 있다. 바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들이다.

‘고령으로 편치 않는 몸’, ‘힘겹고 바쁜 농사일’, ‘쓰러진 배우자의 병간호’ 등도 이들의 간절함 앞에서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전북교육청은 16일 본청 강당에서 ‘2023학년도 문해교육 프로그램 초등·중학 학력인정서 수여식’을 가졌다.

초등·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은 성인 비문해자의 기초 생활 능력 향상과 의사소통 능력, 수리력, 정보화 능력 등 문제해결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며, 일정 교육 시간과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2023학년도 도내 11개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초등 82명, 중학 20명 등 총 102명이 학력인정서를 받았다. 이중 100명이 60~80대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움의 희망을 놓지 않고 학습을 이어갔다.

이들은 기초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 영어교육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교실, 사기전화(보이스피싱) 예방교육, 무인 안내기(키오스크) 사용하기 등을 습득하며 남다른 시간을 보냈다. 

졸업생 가운데 최고령자는 익산행복학교(여산)에서 학습한 임모(88) 할머니. 일제강점기, 6.25한국전쟁 등 격동의 시기를 모두 경험한 그의 적극적인 학습태도는 다른 학습자의 모범이 됐다.

또 86세의 김모 할머니는 무궁화야학교(익산)에서 3년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말하기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익산시 문해백일장대회에서 입상하는 노익장을 뽐냈다.

전북교육청도 문해교육 학습자들의 열기에 화답하기 위해 나섰다. 올해 학력인정 문해교육 기관 지원예산을 전년(2,700만원)대비 두 배 이상인 6,400만원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졸업식장을 찾은 서거석 교육감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가지고, 앎에서 삶의 기쁨을 얻는 여러분이 존경스럽다”면서 “전북교육청은 앞으로도 성인문해교육 대상자들이 배움에 대한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4학년도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도내 14개 문해교육기관에서 총 초등 16개, 중학 11개반 등 총 27개반에서 1년간 초등·중학 과정을 운영한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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