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은 읽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난다. 글이 짧고 쉽거니와 재미와 상상력, 여운까지 남아서다. 거기에 군데군데 그려진 아기자기한 삽화들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미라 작가와 김형미 작가가 최근 펴낸 두 권의 책이 눈길을 끈다.
‘하늘을 날고 싶은 엉덩이(그림 채린)’는 주미라 작가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그의 동시는 가볍고 경쾌하게 읽힌다. 작품 속 호기심 많고 신바람 많은 아이의 모습에서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랴’라는 속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 가운데 “의자에 뿔났나 엉덩이에 날개 돋았나/들썩들썩 하늘을 날고 싶은 엉덩이/화장실 가고 싶고 친구와 말하고 싶지만/40분 꾹! 참는 거라고/내 엉덩이 살살 달래 본다(‘1학년’ 전문)”는 처음 마주한 학교생활 적응기를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주 시인은 “동시를 읽다가 재미없으면 페이지를 건너뛰어도 좋다. 그러다 딱 내 이야기를 만나면 ‘오, 인정! 나도. 나도.’ 맞장구치며 읽어보길 바란다”며 “공감이 가거나 마음의 위로가 되어 줄 시가 한 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는 서정문학 동시 부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동시집 ‘엘리베이터 만났다’(공저)와 그림책 ‘상고머리’가 있다.
또 한 편의 동시집 ‘고양이 밥은 누가 먹었을까(그림 솜보리)’는 김형미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따뜻한 세상 이야기를 엮어냈다.
“화단에 놓아둔 고양이밥 다음날 보면 싹 비워졌다/날마다 빈 그릇 보며 너, 참 잘 먹는구나 칭찬했는데 오늘 지나가다 보니 비둘기 떼 몰려와 콕 콕 콕 신나게 먹고 있다/고양이는 어제도 그제도 참 배고팠겠다(‘고양이밥은 누가 먹었을까’ 전문)”
표제작이기도 한 이 시는 고양이 밥을 엉뚱하게도 비둘기가 신나게 먹는 모습에서 나눔과 배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김 작가는 “어릴 적 집 앞동산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놀이터였다. 소꿉놀이한다고 이름 모를 꽃을 찾고, 나무 열매 따서 상상밥 함께 먹으며 아플 때 위로해 주고, 도와주면서 함께 어울려 노는 법을 익혔지요. 서로 마음의 소리를 듣고 공감하던 그 시절 덕분에 동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전북문단’ 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그림책 ‘쑥쑥쑥’,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 (공저), 디카 동시집 ‘반달’ 수필집 ‘함께 쓰는 기쁨’(공저)이 있다./정해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