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예정됐던 독일과 덴마크 순방 계획을 연기했다.

14일 대통령실은 이같은 내용을 알리고 최근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이번 순방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각각 국빈, 공식방문하기로 하고 상대국들과 세부 일정을 준비해 왔으나, 이날 돌연 순방 연기 소식이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0225월 취임 이후 16차례 해외를 방문했으나, 순방 일정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순방을 연기한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 의사단체 집단행동이나 북한 도발 우려에 더해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해외순방 비용 문제 등을 지적해온 야권이 이번 순방을 정치 쟁점화해 공세 소재로 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순방이 이뤄졌다면, '명품백 논란'으로 잠행을 이어가는 김건희 여사의 동행 여부도 주목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든, 안 드러내든 그 자체가 야권의 공세 소재로 떠오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 연기를 상대국과 조율을 거쳐 결정했으며, 향후 순방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에 머물게 된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통령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국가안보실에 확인한 결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 민영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2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에 맞춰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FNN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4월 총선이 있어 일본 측은 한일 협력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일본 측은) 긴밀한 관계를 보이기 위해 방문을 제안하고 있으며 정세를 끝까지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전망"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