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대형화재 현장에서 만났다. 전날까지도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두고 충돌 양상을 보인 두 사람이 대면하자, 총선을 앞두고 갈등 봉합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형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했다. 비슷한 시간 한 위원장도 현장을 찾으면서 두 사람이 함께 상황을 점검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외부 공식 일정이 없었으나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서 직접 현장을 돌아보기로 했고, 한 위원장 역시 원래 예정된 일정을 조정해 화재 현장을 찾았다.

양측은 최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가능성에 따른 '사천'(私薦) 논란을 둘러싸고 갈등이 표출됐다.

특히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과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거론하고, 한 위원장 역시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 등 발언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한 위원장에게 유감을 표하고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한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그러나 당정 갈등으로 총선 위기감이 고조되자 서둘러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천특화시장 화재는 전날 밤 118분 시작해 이날 오전 8시께 진화됐다. 이 불로 3개동 227개 점포가 전소됐다.

한편 윤 대통령과 당, 정부 관계자는 이날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로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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