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밤새 내린 하얀 눈과 같다. 창문을 열었을 때 하얀 눈은 세상을 깨끗하게, 신비하게, 고요하게 덮어 주고 사람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정지선 작가가 첫 동시집 ‘동시 꼬투리’(그림 최이레)를 내놓았다. 

공립유치원에서 30여 년을 아이들과 함께한 그는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잘 읽는다. 그래서 동시마다 아이들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작품 가운데 ‘그렇게 자란다’는 콩나물시루에서 콩나물이 쑥쑥 자라듯 엄마의 잔소리를 먹고도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 모습을 다정다감하게 담아냈다. 작가는 언뜻 보면 아이들이 엄마의 잔소리를 귓등으로 흘려보내는 것 같지만, 그 잔소리가 사실은 사랑의 표현이라는 걸 알기에 마음에 새겨듣는다고 말한다.

그의 시선은 일상 속 아이들을 향해 있다. 심지어 하찮고 쓸모없는 먼지에서도 아이들 모습을 발견한다. 먼지를 숨바꼭질 좋아하는 개구쟁이 아이, 조용한 곳 좋아하는 부끄럼 많은 아이로 비유한다. 

또 숲에서 나무들과 식물들이 어울려 사는 것을 보면서 다문화 친구들을(숲), 신호등을 보고선 호흡을 맞춰 넘는 줄넘기 팀의 아이들 모습을(신호등) 떠올린다.

시인은 “‘동시 꼬투리’를 읽으며 어린이들이 하얀 눈처럼 마음이 깨끗하고 맑아지기를 소망한다”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소년문학’ 동시 부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주사람 전주이야기’에 동화 ‘한벽당 괴물’을 발표하고 이를 인형극단 꼭두에서 ‘백개의 부채’로 각색해 공연했다. 저서로는 ‘참 달콤한 고 녀석’ 그림책 ‘토리바우’가 있으며, 현재 ‘전북동시문학회’와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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