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책임제,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과 조화, 미래교육 환경 구축, 문예체 교육 강화, 학생 해외연수 확대, 수업혁신, 작은학교 살리기, 전북미래학교, 인사제도 개편, 행정혁신.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올해 초 제시한 10대 핵심과제다. 

‘실력과 인성을 키우는 전북교육’,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기쁨과 희망을 드리는 전북교육을 만들겠다’는 서 교육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과 조화 △기초학력 책임제에 주력했다. 추락한 교권의 회복과 기초학력만큼은 탄탄히 갖춰야 학교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에 뒀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과 조화

도교육청은 올 상반기 전국 최초로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전북교육인권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를 근거로 기존의 학생인권센터가 전북교육인권센터로 조직과 기능을 확대 개편했다. 교육인권센터에는 교육활동보호팀이 설치돼 교권침해 조사와 구제,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희생으로 교권 회복이 교육계 최대 이슈가 된 8월에는 교원들이 학교 현장에서 안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종합대책에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하는 대책들이 다수 포함돼 교육 현장에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학교당 3대 이상의 전화기에 녹음장치가 설치됐고,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려면 누리집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녹화·녹음 장치와 비상벨이 설치된 민원상담실도 생겼고, 교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학생이나 보호자가 알 수 없도록 하는 안심번호 서비스도 전면 확대됐다.

나아가 악성 민원 등에 대한 총괄책임을 학교장이 지도록 하는 ‘민원처리 학교장 책임제’도 도입했다.

이밖에 교원 치유 중점학교 운영, 학생 대상 책임 교육 강화, 학교안전공제회 가입으로 보장 확대, 자치법규 및 관련 규정 개정 추진 등 나머지 사업들도 시행될 예정이다.

학생인권조례 개정에도 나섰다. ‘학생이 학생의 권리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인식하고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새로 담아 입법예고까지 마쳤다. 

▲학생의 기초학력 신장 토대 구축

도교육청은 2023년을 ‘기초학력 책임 원년의 해’로 선언했다.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초학력부터 탄탄히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학기가 시작된 3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단행했다.

진단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 영역을 정확히 찾아낸 후 1단계 ‘교실 내’, 2단계 ‘학교 내’, 3단계 ‘학력지원센터’ 등 학생 맞춤형 3단계 안전망을 가동했다.

 1단계로 기초학력 협력교사 140여 명이 한 교실에서 담임교사나 교과교사와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했다. 이른바 ‘1수업 2교사제’였다.

다각적으로 진단한 학습 부진 원인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도 운영했다. 680여 개 두드림학교에서는 학습뿐만 아니라 심리, 정서, 건강, 교우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에 대한 지원을 나섰다.

마지막 3단계로 교육청 본청과 14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력지원센터를 통해 난독·경계선 지능 진단 및 교육(치료) 등 학교에서 해결하기 힘든 전문적인 지원을 했다.

기초학력 보장이 곧 학생인권 보장의 시작이라는 신념으로 쏟은 열정이었다.

기초학력뿐만 아니라 기본학력 신장을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원어민영어보조교사와 함께하는 화상영어홈클래스를 비롯해 학습코칭, 학습지원 앱 등이 대표적이다.

잠자는 교실을 깨우기 위한 수업혁신(교실혁명) 정책도 함께 추진했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교육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체 연수, 수업 나눔, 수업 공개 등에 나서도록 지원했다.

수업 역량 강화 연수와 수업 나눔에 4,800여명, 학생 주도 창의·융합 수업 에듀테크 기반 수업 지원에 2,3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많은 교사가 수업혁신을 통한 교실혁명에 동참했다.

▲‘에듀테크’ 중심 미래교육 기틀 마련

미래교육도 본궤도에 올랐다.

먼저, 도내 학생에 대한 스마트기기 보급이 눈에 띈다. 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교실 환경을 갖추는 게 급선무였다.

올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 6만5,000여대를 보급했다.

교실에 3,100여대의 스마트칠판을 설치했고, 교실 인터넷 속도도 1Gbps급으로 끌어올렸다.

교사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미래교육연구원에서 약 1만6,000여명의 교사가 디지털 역량 강화 연수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170여명으로 꾸려진 에듀테크 선도교사단이 직접 학교로 찾아 현장 맞춤형 교육을 맡았다.

전북을 미래교육의 메카로 만드는 씨앗도 뿌렸다. 서거석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미래교육캠퍼스 설립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전주 에코시티로 이전하는 전라중학교 부지에 2026년까지 약 500억원을 투입해 지상 4층, 연면적 1만285㎡ 규모의 미래교육캠퍼스를 건립할 계획이다.

전북미래학교 운영도 각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새로 부가되면서 한층 강화됐다.

디지털 기반의 AI코스웨어를 활용해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 진단 후 맞춤형 학력신장을 지원했고, 미래형 교육과정 개발(12팀), 현장 지원단 운영(101명), 전북미래학교 컨설팅(102회) 등 미래학교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이밖에 학생 해외연수 확대, 문예체 교육 강화 등 다양한 교육도 펼쳐졌다.

올해 2,400여 명의 학생이 미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해외문화 체험, 현장 체험학습, 글로벌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문예체 분야에서는 미래형 학교도서관 조성, 디지털기반융합형독서토론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교육부 ‘2023년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에 선정된 데 이어 최근 교육부의 ‘2023년 지방 교육재정분석’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된 것.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 1년 오로지 학생을 중심에 둬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신념으로 10대 핵심과제를 추진해 괄목할만한 성과는 내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 새 출발하는 갑진년 새해는 전북이 한국 교육의 중심에 우뚝 서는 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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